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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연봉 81억' 김광현 "믿음을 확신으로 바꾸겠다"[인천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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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김광현(34·SSG 랜더스)이 입단식을 통해 KBO 복귀 소감 및 포부를 밝혔다.

김광현은 16일 오라카이송도파크호텔에서 입단식을 치렀다. 8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든 가운데 김광현은 유니폼 착복식에 이어 SSG 민경삼 대표이사와 류선규 단장, 김원형 감독, 외야수 추신수, 내야수 최 정의 축하를 받았다.

이날 입단식에 앞서 SSG는 김광현의 올 시즌 연봉 규모가 81억원이라고 공개했다. KBO리그 역대 최고 규모의 금액. 류 단장은 "KBO리그 최고 대우를 약속했고, 그에 맞춰 금액을 책정했다. 계약기간 4년 간 구단의 자금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복귀 전 동료들과 나눈 이야기는.

▶미국 진출 뒤 SSG의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네가 와야 우리가 잘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미국, 한국 분위기 등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복귀 결정 후 메이저리그 직장폐쇄가 끝났다. 아쉽다는 생각은 없나.

▶귀국 후 4개월 간 메이저리그 노사협상이 진행됐다. 팀이 정해지지 않아 입국 인터뷰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사실 속앓이를 많이 했다. SSG에서 '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신 뒤 아쉬움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지금 현재 아쉬움은 전혀 없다. (입단 결정 후) 사흘 뒤 결정이 됐는데, 스스로 '아쉬워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작년엔 SSG에서 훈련을 했는데 올해는 친정팀 합류 대신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늦게 계약을 한 것도 사실 팀에 미안하다. 팀에 폐를 끼치는 것 같아 훈련 참가도 망설여졌다. 야구 하면서 폐를 끼치지 말자는 생각을 항상 했다. 계약 뒤 '개막전에 맞춰 나가겠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때문에 작년과는 다르게 개인 훈련을 하게 됐다. 제주도에서 훈련하게 되면 SSG와 계약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을 수도 있었다. 당시엔 미국팀과 계약을 준비 중인 이유도 있었다. 지난 이야기지만, 계약이 늦춰진 점, 캠프를 치르지 못한 점에 시즌을 치르는 데

-KBO리그 최고 대우 선수가 됐는데, 그에 따른 고마움과 책임감이 교차할 듯 하다.

▶SNS에서 밝혔듯, 구단주님 이하 사장님, 단장님, 프런트께 정말 감사드린다. 최고대우만큼 팀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강조해주셔서 계약하게 됐다. 그 믿음을 확신으로 바꾸는 게 내 몫이라 본다. 4년 계약이지만, 그 이후에도 SSG에 김광현이라는 선수가 이런 역할을 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고 싶다.

-현재 몸상태는.

▶실내에서 하프피칭을 두 번 정도 했다. 어깨 상태는 괜찮다. 하체 훈련, 러닝 등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계속 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60개 정도 던지고 왔다. 아마 다음 주 정도 시범경기에 나설 수 있을 듯 하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간 느낀 점은.

▶짧다면 짧고, 길면 긴 시간이다. 느낀 점이 많다. 선수들의 생각이 큰 것 같다. 미디어를 대하는 방식도 달랐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미디어와 가까워지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팬 서비스 역시 생각이 깊더라. 어린 선수, 베테랑 할 것 없이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재밌고 즐겁게 만들지, 메이저리거의 꿈을 키워줄 수 있을지를 생각하더라. 나 역시 발전하고 베풀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스타일 면에서 달라진 부분도 있는지.

▶메이저리그에 있는 선수들이 기술, 파워 면에서 낫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같은 프로 선수이기에 다르다는 생각은 못 느꼈다. 스피드가 떨어지는 부분은 컨트롤 등으로 채워가는 노력을 하게 되고, 늘더라. 20년 넘게 야구를 해왔지만, 배우고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로써 발전하게 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오랜만에 동료들과 만났을텐데.

▶2년이지만 한 두 달 만에 다시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부상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느낌이 들 정도였다. 선수들이 격하게 환영해 준 덕에 너무나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호흡을 잘 맞춰 SSG가 2년 동안 부족했던 성적이 나로 인해서 우승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팬들께 전하는 각오는.

▶2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던 시절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 팬들 덕에 미국에서 잊지 못할 큰 경험을 하게 됐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내가 어떻게 돌려드릴 수 있을지 생각했을 때, 부족하겠지만 4년 간 최대한 노력해 돌려드리고 싶다. 팬들과 나, 선수, 프런트의 목표 모두 한 가지일 것이다. 우승할 수 있도록 팀에 도움이 되고, 이젠 내가 이끌어서 우승할 수 있는 시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다시 많은 미디어 여러분과 함께 우승 인터뷰를 하고 싶다.

-SSG 인수 후 선수들 생활 면에서 변화도 있었다고 하더라.

▶선수들이 많이 바뀐 것 같더라.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씻지도 않고 강화도에 가는데, 이미 운동이 끝난 선수들이 있더라. 환경 면에서도 SSG에서 많은 투자로 좋은 여건을 만들어줬고, 선수들이 운동을 하고 싶게끔 만들어줬다. 랜더스필드도 공사가 완료되면 더욱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다른 팀이 보고 배우고, 앞서가는 팀이 될 듯 하다. (계열사는 이용해봤나) 계약서 사인 뒤 '스타벅스 할인은 되나'라는 질문을 했던 것 같다. 40% 할인 받고 있다(웃음).

-KBO리그 복귀 결정 후 미국 현지에서 아쉬워하는 반응이 나왔는데, 현지 관계자나 선수들과 메시지를 나눴나.

▶그런 건 없었다. 2년 동안 적응하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럼에도 곁에서 적응 잘할 수 있게 도와준 애덤 웨인라이트, 야디어 몰리나 선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된 와중에 집에 초대 받아 마당에서 캐치볼을 한 게 기억에 남는다.

-팀내에 김광현을 보며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운 선수들이 동료가 됐다.

▶그 부분도 생각을 많이 했다. 내게 주어진 연봉이 성적 뿐만 아니라 후배들을 이끌고 경험을 전수해야 할 몫도 있다고 본다. 어릴 적 선배, 코치, 감독님께 배운 걸 잘 정리해야 할 것 같다. 말이 많으면 힘들어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잘 정리해 포인트 별로 족집게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해서 후배들의 성적이 좋아진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미국 시절 'SSG 구단주님이 적극적인 활동을 해주셨다'는 코멘트를 했다.

▶선수, 팬, 구단의 니즈를 반영하는 등 많은 부분이 메이저리그화 됐다고 본다. 구단주님이 직접 메이저리그 야구장을 가고, 추신수 같이 메이저리그에서 뛴 선수들도 합류했다. '내가 2년 전에 뛰었던 팀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2년 간 상대했던 팀 중 인상적이었던 타자가 있나.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홈런을 맞았던 저스틴 터너, 옐리치, 조이 보토 등 TV에서나 보던 선수들과 상대했다는 것 자체로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미국 진출 첫 해 코로나19로 4개월 간 운동을 제대로 못한 게 아쉽다. 물, 휴지도 제대로 구하지 못해 야구장에서 집으로 가져와 쓸 정도였다.

-프로야구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말 속에 복귀하게 됐다.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데.

▶그 부분도 내 몫이라 본다. 한국에 돌아올 마음이 생긴 뒤부터 '어떻게 하면 팬들을 야구장에 오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됐다. 마침 허구연 위원님이 신임 총재가 되셨다고 들었다. 좋은 생각이 있을 때 말씀드릴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일단 야구가 재밌어야 하고, 선수들도 예전과 달리 팬들과 소통하는 선수가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 시절 류현진에게 받은 조언이 있나.

▶다른 팀이긴 하지만 (양)현종이, (류)현진이형, (최)지만이, (박)효준이, (김)하성이 모두 같은 팀 선수 같더라. 서로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 TV로 보면서 응원도 많이 했다. 현진이형은 '빨리 SSG로 가서 자리 잡고 있으라'는 농담을 하더라. (토론토와) 계약 기간이 2년 남은 것으로 안다. 언제 한국으로 올지 모르지만, 돌아오기 전까지 팬들이 야구장을 가득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KBO리그에서 대결해보고 싶은 선수는.

▶일단 KT를 이겨야 할 것 같다(웃음). KT가 작년에 우승하지 않았나. 우승하려면 일단 KT를 이겨야 한다. 그동안 KT에 안좋았던 부분도 있어 나가서 이기고 싶다. 꼭 시리즈에서 만나서 이기고 싶다.

-현역 시절 함께 했던 김원형 감독의 기대가 크더라.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꼭 잘해야 한다. 그런 부담감은 감독님이 더 크실 것이다. 복귀를 환영해주시고 기대해주신 부분에 감사하다. 부담을 즐기는 모습으로 바꿔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함께 이루고 싶다.

-개인 성적 목표는.

▶투수의 성적은 야수들의 관여가 많다. 때문에 개인 성적에 대해 잘 말하지 않는다. 내가 등판했을 때 팀 승률 80% 정도는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등판할 때는 우리 팀 야수들이 힘을 받고, 상대의 기가 눌리는 상황을 만들고 싶다.

-미국 시절 별명이 KK였는데, 한국에서도 유지할건지.

▶SSG 선수 중 노바, 폰트가 있는데 그 선수들은 KK라고 부르더라. 별명이 없어지진 않을 것 같다. 영어권에 계신 분들은 KK라고 불러주시더라. 지금은 '김광현'이 좋다. 한국에 있을 땐 이름으로 불리는 게 맞다.

-미국 시절 가장 만족스러웠던 경기가 있다면.

▶첫 해에 병원에 누워 있다가 복귀해 7이닝 경기를 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투구수, 실점이 가장 적었다. 이제 미국에서 좋았던 기억만 갖고 한국에서 생활하고자 한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