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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KB스타즈 꺾고 사실상 2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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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농구 KB스타즈와 우리은행의 경기는 최고의 '명품 대결'로 꼽힌다.

박지수가 KB에서 풀타임으로 뛰기 시작한 지난 2017~2018시즌 이후 올 시즌까지 5년간 양 팀은 1~2위를 번갈아 차지하고 있다. 강이슬까지 FA로 영입한 KB가 올 시즌은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을 정도로 독주를 했지만, 그 과정에서 유일하게 패배를 안긴 팀이 바로 우리은행이다.

세대 교체가 다소 늦어지면서 베테랑 주전들에 대한 의존도가 더 심해진 우리은행이 올 시즌 유독 고전을 하고 있지만, 적어도 KB전만큼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라이벌 의식이 그만큼 강하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여기에다 두 팀은 올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날 확률이 당연히 높기에 이미 순위가 사실상 확정된 상황서도 결코 대충 경기를 치를 수는 없었다.

1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서 열린 '2021~2022 삼성생명 여자 프로농구' 두 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사실 이날 경기는 결코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우리은행은 코로나 확진자 속출로 인해 라인업 9명조차 꾸리지 못해, 지난 12일 하나원큐전을 뛰지 못하고 연기를 해야 했다. 이후 김정은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가격리에서 해제됐지만,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이날 나섰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의 말대로 "정규리그를 무사히 완주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할 정도였다.

KB도 마찬가지였다. 박지수가 허리 부상으로 직전 경기에 이어 이날도 나오지 못한데다, 6주간의 휴식 기간 중 동료 선가희를 하늘로 떠나보낸 선수단의 정신적 충격은 여전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은행은 김정은에 이어 팀의 리딩을 책임지는 박혜진까지 컨디션 난조로 못 나왔고, KB는 팀이 기둥 박지수가 없이 코트에 나서야 했기에 양 팀은 자신들의 핵심 강점을 살리지 못한 채 이른바 플랜B를 가동해보는 자리였다.

기선은 KB가 잡았지만, 박지수가 없는 골밑을 지배한 우리은행이 이내 2쿼터부터 반격하며 승리를 챙겼다.

KB는 1쿼터에서 3점포 4개를 포함해 14득점을 쓸어담은 강이슬의 득점을 바탕으로 22-16으로 앞섰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2쿼터 김소니아가 공격 리바운드 4개 등 총 7리바운드에 12득점으로 공격을 이끄는 등 확률 높은 골밑 공격을 집중적으로 노리며 37-34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3쿼터에는 박지현 김진희가 3점포 3개를 합작하며 외곽에서도 힘을 보탰다. 4쿼터 초반 57-69까지 뒤진 KB도 그냥 물러서진 않았다. 1쿼터 이후 다소 잠잠했던 강이슬이 3점포 1개를 포함해 11득점을 쏟아붇고 김민정이 가세하며 종료 3분 22초를 남기고 75-78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반격은 여기까지였다. 우리은행은 최이샘이 김소니아의 A패스를 이어받아 골밑슛을 성공시킨데 이어, 자유투 2개까지 추가하며 다시 스코어를 벌렸고 이는 그대로 승리로 이어졌다. 86대79로 승리한 우리은행은 3위 신한은행과의 승차를 4경기로 더 벌리며, 2위 확정 매직넘버를 '1'로 만들었다. 김소니아(23점) 박지현(22점) 최이샘(16점) 김진희(13점) 등 4명이 두자릿수 점수로 공격을 이끌었다. 시즌 맞대결도 3승 3패로 균형을 맞췄다. 28득점으로 분전한 강이슬의 원맨쇼가 아쉬웠던 KB는 시즌 처음으로 3연패를 당했다.

아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