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SSG 랜더스 새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29)이 드디어 손맛을 봤다.
크론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결승 투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팀의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2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크론은 첫 타석에서 빗맞은 안타를 만들어냈고, 두 번째 타석에선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짜리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앞선 경기에서 크론은 다소 조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 서귀포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곧잘 만들어내던 장타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단계지만 좀처럼 '손맛'을 보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크론의 얼굴도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스탠딩 삼진을 당할 때나, 타구가 빗맞을 때마다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SSG 유니폼을 입은 크론의 성공 의지는 상당하다. 일본 시절의 아픔에 기인한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14라운드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지명된 크론은 2019년까지 마이너리그(트리플A) 186경기에서 222안타 60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057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트리플A 82경기서 타율 3할3푼1리, 101안타 38홈런, OPS 1.226을 기록하면서 빅리그에 콜업돼 이듬해까지 47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NPB) 히로시마 카프에서 42경기 타율 2할3푼1리(130타수 30안타), 6홈런 16타점에 그치면서 제 몫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크론은 SSG 입단 후 적응에 초점을 맞춰왔다. 미국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SSG 출신 투수 메릴 켈리를 통해 한국 야구 스타일을 익혔고, 캠프 참가 뒤에도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손수 공을 주우러 다니는 등 빠르게 팀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SSG에서 뛰었던 제이미 로맥의 뒤를 이은 타자라는 안팎의 기대감도 서서히 채워져 갔다. 키움전에서 터뜨린 한방은 이런 크론의 한국 적응에 탄력을 줄 만하다.
크론은 키움전을 마치고 "공을 조금 더 멀리 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집중했고,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첫 안타와 첫 홈런을 통해 답답한 마음을 털어버릴 수 있어서 좋았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경기에서도 좋은 타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SSG 김원형 감독도 "크론이 시범경기 첫 안타와 홈런을 계기로 지난 몇 경기 힘들었던 점을 모두 떨쳐내고 좋은 컨디션을 이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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