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KBO 이사회는 허구연 MBC 해설위원(71)을 제24대 KBO 총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개최될 구단주 총회에서 4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허 위원은 야구인 최초 KBO 총재가 된다.
허 위원의 공적이나 야구에 대한 열정은 한국에서 프로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 등 야구의 국제적인 연계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해왔다.
필자에게는 인상적인 장면이 기억에 남아 있다. 2007년 12월 대만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예선. 결승리그에 진출한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4팀 중 1팀만 베이징 올림픽에 직행할 수 있는 중요한 대회였다.
당시 일본 대표팀을 이끈 고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긴장감을 갖고 대회에 임하고 있었다. 올림픽 예선은 본선과 달리 경기전 그라운드에 취재진이 들어갈 수 있었는데 아무도 호시노 감독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없었다. 호시노 감독이 표정에서부터 '다가오지 말라'는 엄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전 홈베이스 뒤에서 타격연습을 지켜보는 호시노 감독에게 다가온 딱 한 명의 인물이 있었다. 허구연 위원이었다. 능숙한 일본어를 쓰는 허 위원과 호시노 감독은 짧지 않은 시간 대화를 나눴다. 대회 기간중 호시노 감독이 사람들 앞에서 미소를 보인 순간은 그때 밖에 없었다. 허 위원은 원래 호시노 감독과 친분이 있었고, 그 해 7월 일본 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이 한국 시찰을 왔을 때도 둘은 대화를 나눴다(사진). 그런 전후사정과 허 위원다운 행동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허 위원은 어떤 사람이라도 차별없이 정중하게 대응하는 인물이기도 한다. 약 20년전, 필자가 한국야구 취재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도 부드럽게 많은 것을 알려 주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한 방송사 소속 중계아나운서는 그가 30대였던 15년전 한국시리즈를 취재했을 때 허 위원에게서 식사 권유를 받았다. 그는 그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한다.
"저는 많은 야구인들과 악수를 나눠왔는데 허 위원처럼 크고 두꺼운 손을 가진 사람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허 위원의 포용력과 함께 강한 인상이 남아 있습니다"
KBO에는 일본어, 영어를 잘하는 실무자들이 몇 명 있다. 일본프로야구기구(NPB)의 한 직원은 "그 덕분에 KBO리그의 새로운 제도나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바로 대답해줍니다"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만약 허 위원이 KBO 총재가 되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한층 더 빠르고, 더 큰 결단도 내릴 수 있다. 그것은 야구를 잘 알고 사랑하는 허 위원이기에 선수나 팬들로선 좀더 행복한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NPB의 과거 14명의 총재(커미셔너)중 야구인 출신은 한 명도 없다. 검사, 재판관, 은행, 증권회사 출신 인물들이 맡아 왔다. 물론 지금까지도 야구인 커미셔너를 원하는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었다. 그 유력 후보자가 바로 2018년 1월 71세로 별세한 호시노 전 감독이었다.
허 위원의 KBO 총재 취임이 결정되면 호시노 전 감독도 하늘에서 기쁨을 느낄 것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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