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다치진 않았다. 내가 넘어지니까 우리 팀이 사기가 오른 것 같다."
NC 다이노스 양의지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NC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5대4, 1점차 신승을 거뒀다.
양의지는 0-3으로 뒤진 6회초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하지만 2루 슬라이딩 과정에서 스파이크에 땅에 걸리며 앞으로 나뒹굴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철렁하게 만들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양의지는 "(개막이 눈앞인데)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나 덕분에 우리 팀 사기가 올라서 이긴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양의지는 이번 부산 2연전 전까지 올해 시범경기에서 16타수 무안타의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전날 최준용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손맛을 본데 이어, 이날은 김도규에게 적시타를 때려내며 타격감 회복을 알렸다.
"아무리 시범경기라도 잘하고 싶은 건 마찬가지다. 못하면 기분이 안 좋고 고민이 생긴다. 밸런스 찾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리나? 생각이 많았다. 이제 하나씩 하나씩 나오니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타격감을 좀더 끌어올리고 정규시즌에 들어가고 싶다. 불안한 거랑 자신있는 거랑 시즌 시작하는 느낌이 다르다."
경기중 양의지는 박건우-손아섭과 자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의지는 "그냥 서로 잘친다고 칭찬하고 있었다"며 웃은 뒤 "전 고참이다. 안 좋아도 좋은 척 해야한다. 내가 인상 쓰면 분위기가 처지니까, 그라운드에선 웃어야한다. 그 친구들도 잘 치는데 걱정이 많다"고 미소지었다.
"올해는 포수하는데 문제 없다. 한 반년 동안 포수를 쉬었다보니 처음에 좀 힘들었다. 온몸이 쑤시더라. 이제 좀 적응된 거 같다. 배터리코치님이 잘 만들어주셨다."
양의지는 "이제 포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다. 잡고 막고 빼고 던지고, 기본기부터 많이 했다. 시즌 준비가 잘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면서 "포수는 투수들이 잘 던져야 빛난다. 어린 친구들이 잘 던질 수 있게 돕고 싶다.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4번타자와 포수를 겸하는게 쉽진 않다. 어릴 때 하위타선에서 상위타선 올라왔을 땐 힘들긴 했다. 견제도 많이 당하고. 그런데 하다보면 적응한다. 이제 4번 들어가야 밸런스가 맞는 느낌이다. 최재훈(한화 이글스)도 처음에는 2번 힘들다 하더니 올해는 잘하는 거 보니, 역시 적응이 중요한 것 같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