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주리 군단'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이 북마케도니아에 충격의 패배를 당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비난의 화살이 여기저기서 날아들고 있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메르카토'는 26일자 기사에서 "과거 프랑스, 스페인, 잉글랜드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적이 있지만, 이들 중 누구도 유럽 챔피언은 아니었다. 표정은 어둡고, 말하고 싶은 욕구는 낮고, 마음은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며 참혹한 이탈리아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탈락 후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은 아무래도 수장인 감독이다. 유로2020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끌며 일약 영웅으로 올라선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감독은 지난 25일 북마케도니아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유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 패해 본선 탈락 고배를 마신 뒤 사임 압박을 받고 있다. 불과 8개월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2026년까지 계약된 만치니 감독과 계속 함께하길 원한다며, 거취 결정권을 감독 본인에게 맡기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탈리아 언론은 만치니 감독의 차기 사령탑 후보군을 거론하고 있다. 이탈리아 축구 레전드인 파비오 칸나바로 전 중국 대표팀 감독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부진한 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비난을 피할 길이 없다. '칼치오메르카토'는 26일 '몰락의 주역'을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팬 62.2%가 탈락의 책임이 선수들에게 있다고 답한 점에 기인해 5명의 후보를 자체 선정했다. 투표 결과 미드필더 조르지뉴(34.8%)가 가장 많은 득표를 기록했다. 임모빌레(32.9%)-돈나룸마(22%)-인시녜(8.2%)-키엘리니(2.2%)가 뒤를 이었다.
현지에선 앞다퉈 '두 대회 연속 탈락 원인 찾기'에 나섰다. "리그 내 외국인 선수가 너무 많다"며 자국 선수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 "유소년 육성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세대 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목소리, "만치니 시대는 끝났다"며 유로2020의 영광을 뒤로 하고 새로운 선장에게 키를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이탈리아 내에서 들끓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판을 통해 "이탈리아 축구는 15년째 펩 과르디올라 감독식 축구를 흉내만 내고 있다"고 말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을 대표로 하는 독일식 모델을 따랐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린 스페인 선수들과 같은 테크닉이 부족하다. 이탈리아는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하는 나라"라며 "세리에A에서 클롭식 축구를 하는 팀은 아탈란타가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키엘리니는 북마케도니아전 직후 "우리는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틀이 지난 지금도 분위기는 뒤숭숭할 수밖에 없다. 오는 30일 터키와의 친선전을 앞두고 6명이 일찌감치 짐을 싸서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그중 한 명인 마르코 베라티(파리생제르맹)는 SNS에 "선수들을 향한 지나친 비난을 삼가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팬들은 그럴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이탈리아 축구 역사상 전례를 찾기 힘든 두 대회 연속 월드컵 탈락을 경험한 것도 황당한데, 그 상대가 상대적 약체인 북마케도니아라는 점 때문에 더 충격을 받은 눈치다. 2월 현재, 이탈리아의 피파 랭킹은 6위, 북마케도니아는 67위다. 베라티도 "노력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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