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의도치 않은 사구에 놀란 후배는 이틀 연속 미안함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선배는 쿨하게 넘겼다.
SSG 랜더스 오원석은 2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시범경기에서 1회말 1사 2루에서 만난 나성범과의 1B1S 상황에서 145㎞ 직구를 힘차게 뿌렸다. 그러나 손에서 빠진 공은 나성범의 얼굴을 향했고, 공은 어깨를 스쳐 헬멧 안면 보호대를 강타했다. 헬멧이 그대로 벗겨질 정도의 충격을 받은 나성범은 타석에서 벗어나 얼굴을 감싸쥔 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놀란 오원석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나성범의 모습을 지켜봤다. 구심은 오원석에게 곧바로 '헤드샷 퇴장'을 명령했다. 이날 최대 75개의 공을 던질 예정이었던 오원석은 단 9구 만에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나성범은 곧바로 구단 지정 병원으로 이동해 CT촬영 검사를 받았다. 검진 결과 이상 없음(단순 타박) 소견을 받으면서 KIA와 나성범, SSG와 오원석 모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릴 수 있었다.
오원석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직접 나성범에게 전화를 걸었다. 의도치 않은 사구지만, 자칫 큰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상황에 대한 미안함을 전하기 위한 것. 29일 광주 챔피언스필드로 출근한 뒤에도 직접 KIA 라커룸을 찾아 나성범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를 전했다. 전날 경기 후 특타를 자청하면서 컨디션을 조율했던 나성범은 후배의 사과에 "괜찮다"고 쿨하게 화답했다.
SSG 김원형 감독은 "나성범이 큰 부상을 피해 천만다행이다. 시즌을 앞둔 중요한 시기인데..."라고 미안함과 안도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프로 3년차인 오원석에겐 잔상이 크게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 감독도 그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 그는 "공이 순간적으로 빠지면서 몸에 맞는 공이 나온다. 나도 현역 시절 몇 차례 경험을 했다"며 "투수 입장에선 이후 몸쪽 투구에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최근 선수 보호가 강조되는 시대다 보니 심적으로 더 위축될 수도 있다. 오늘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오원석을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원석이 예정된 투구수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을 두고는 "(정규시즌 대비) 로테이션을 다소 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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