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돼지의 왕' 원작자 연상호 감독과 드라마화를 한 탁재영 작가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감동을 드러냈다.
29일 오전 연상호 감독과 탁재영 작가는 온라인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돼지의 왕' (탁재영 극본, 김대진 김상우 연출, 원작 연상호)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드라마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황경민으로 분해 복수를 펼치고 있는 김동욱은 또 다른 자신의 인생 연기를 경신 중이고, 김성규도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화제 속에 있다. 연상호 감독은 "김동욱 배우 연기를 보며 감탄했다. 연기를 하면서 사려 깊다는 생각을 했다. 본인이 맡은 역할을 장르적으로 뿜어내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가 그렇게밖에 할 수밖에 없는 정당성이나 죄의식을 표현해서 단순히 처단자로서의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는 것 외에도 사실은 이 행동이 가진 죄의식까지 표현하려고 사려 깊게 연기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규 배우는 후반부에 감정이 더 그려질 것이라 기대가 된다. 시네마적인 느낌이 많이 들더라. 배우의 연기 만으로도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은 두 캐릭터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이미지 같은 것들이 있지 않은데, 처음에 두 배우가 캐스팅이 됐다고 했을 때 '되게 좋은 캐스팅이 됐다'는 생각에 기뻤던 기억이 난다"고 극찬했다.
탁재영 작가도 "성인 연기가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현재 성인들이 행동하는 동력이 20년 전 사건과 연결이 돼있다. 성인들 분량만 보면 애가 왜 이렇게 슬퍼하지? 하는 신들이 있다. 배우들이 간극이 있는 연기를 하다 보니 캐릭터에 이해를 못하거나 몰입이 안되는 경우도 대본만 보면 많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배우들이 대본의 해석을 많이 해주고 훌륭하게 해주셔서 20년 전 사건과 편집에서 붙었을 때 힘이 엄청나게 나오더라. 저는 너무 좋게 봤다. 또 정종석이 서동수 검사에게 잡혀와 취조실에 앉아 있는 장면이 있는데, 저는 그냥 '의연하게 앉아 있다. 고민에 빠져 있다'고만 썼는데 실제 연기한 것을 보니 20년 전 사건과 더불어 현재의 종석이가 느끼는 감정을 눈빛으로 표현해줬더라"고 말했다. 또 김동욱의 연기에 대해서도 "4부 엔딩에서 황경민이 택시 기사 변신해 강민(오민석)을 납치하며 '오랜만이네. 반장'하는 장면은 제가 썼지만 전율이 왔다"고 감탄을 드러냈다.
원작에 등장하지 않았던 강진아의 등장도 관전 포인트가 됐었다. 연상호 감독은 "강진아 형사를 만드는 게 좋겠다는 얘기를 처음에 했던 것 같다. '돼지의 왕'이라는 작품이 어떻게 보면 황경민과 정종석, 뒤틀린 남성성의 비극 같은 느낌인데, 그걸 시청자들을 따라가게 한다면 여자 형사가 뒤틀린 남성성을 목도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당시 탁재영 작가에게 여자 형사가 등장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공개된 '돼지의 왕'은 2012년 칸 국제영화제 등 다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연상호 감독이 만든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를 담는 작품이다. 친구이자 형사인 정종석(김성규)을 향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대담히 남기고 사라진 황경민(김동욱)과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드라마만을 위해 만들어진 강력계 형사 캐릭터 강진아(채정안)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들이 '연쇄살인극'과 '수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추가해냈다.
원작에는 학교 폭력과 관련한 사회성이 더 많이 등장했다면, 드라마에서는 성인이 된 피해자 황경민이 성인이 돼 사적 복수를 행해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돼지의 왕'은 매주 금요일 티빙을 통해 공개 중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