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인 박항서 감독이 약체 베트남을 이끌고 일본 적지에서 대이변을 일으켰다.
FIFA 랭킹 98위인 베트남은 29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랭킹 23위)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B조 10차전(최종전)에서 1대1로 비겼다.
전반 19분 응구엔 탄 빈의 선제골로 전반을 1-0으로 마친 베트남은 후반 요시다 마야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경기를 무승부로 끝마쳤다.
앞서 9경기에서 1승 8패, 승점 3점에 그쳤던 베트남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상황에서도 육탄방어로 일본의 파상공세를 견뎌내며 이번 최종예선 들어 4번째 승점을 거머쥐었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일본을 상대로 승점을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항서 감독이 작성한 또 다른 역사다.
최종예선 6연승을 질주하며 지난 25일 호주전을 통해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일본은 홈팬들 앞에서 상대적 약체에 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베트남의 출발이 좋았다. 일본이 호주전 대비 선발 명단을 9명이나 교체하는 여유를 부리며 제대로 된 경기력을 펼쳐지지 못하는 틈을 노려 19분만에 선제골을 갈랐다. 코너킥 상황에서 응구에 탄 빈의 헤더가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전반은 베트남이 1골 앞선 채 마무리됐다.
일본 모리야스 감독은 후반에 들어 이토, 다나카, 미나미노, 모리타 등을 줄줄이 투입하며 공격의 고삐를 쥐었다. 10분 동점골이 나왔다. 하라구치의 슛을 베트남 골키퍼 트란이 잡았다 놓쳤다. 이를 요시다가 밀어넣었다.
후반 26분 교체투입한 다나카가 역전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주심이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가동한 결과, 슈팅 과정에서 미나미노의 핸드볼 반칙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려 무효처리했다.
일본은 이후 베트남의 질식수비에 고전했다. 요시다는 노마크 상황에서 어이없는 슛을 쐈다. 42분 득점은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취소됐다. 조 1위를 확정하려던 일본은 최종예선에서 끔찍한 결말을 맞았다. 2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승점차가 2점차에 불과해 사우디-호주전 결과에 따라 2위로 내려갈 수도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