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 우크라이나 난민 의료지원 봉사단(단장 조원민)이 폴란드 전역에서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고대의료원 봉사단은 현지에서 피난민을 돕는 구호단체들과 협력관계를 논의하고 주요 NGO와 한인회, 한국선교단체들을 찾아 의약품을 전달했다.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의약품을 지원받기도 한 봉사단은 향후 우크라이나 상황이 안정될 시 긴급재건구호 등 현지 요구에 맞는 의료지원활동에 추가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봉사단은 우크라이나내에서 의료봉사중인 한국선교단체에게 외상처치 및 응급키트, 갑상선약 등의 의약품을 전하는 한편, 25일과 26일에는 폴란드 교외지역 난민 보호소에 머물며 난민들을 위한 치료비 등 의료지원금과 선물 등을 전하고 보호소에 답지한 구호물품을 정리하기도 했다
27일 오전에는 바르샤바 인근에 난민 보호소를 찾아 우크라이나 전쟁터로 향하는 NGO단체에게 코로나19 검사키트와 방역물품 등을 전달하고 교육했다.
봉사단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피난민이 머물고 있는 폴란드에는 난민숫자가 늘어나면서 현지 응급의료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이스라엘 NGO 단체 관계자는 "이미 난민들의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폴란드 의료시스템이 감당해내기 어렵다"며, "의료지원 등 여러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실제 봉사단에 머물던 난민 보호소에 있던 갑상선종양이 의심되는 중장년 여성 역시 병원진료조차 쉽지 않았다.
어렵게 현지 병원을 찾아 폴란드 의사에게 정식진료를 받아 5㎝나 되는 큰 혹이 발견됐다. 악성일 경우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어 빠른 정밀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환자 상태를 본 고려대 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정철웅 교수는 "목에 불편함을 호소해 휴대용 초음파로 살펴봤는데 심상치 않아 병원 진료를 권했다"면서, "어릴 적부터 앓은 소아마비에 열악한 난민생활이 길어지면서 고통이 더욱 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봉사단은 늦은 시간 갑작기 발생한 심정지 환자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는 "먼 이국땅에서 왔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 어디든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봉사단은 28일엔 폴란드 바르샤바 교외지역인 나다르진에 사무실을 임대해 폴란드내 흩어져 있는 고려인들을 모시고 위로를 전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만남을 시간을 가졌다.
봉사단은 고려인들에게 건강 관리에 대한 조언과 함께 상비약과 방역키트는 물론 고추장과 된장, 김치 등 한국 식품과 생필품도 전달했다.
난민들을 위로하던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도훈 교수는 "혹독한 경험을 한 아이들이 상실감이 큰 부모 앞에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미어졌다"면서, "그들의 상실감을 치유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정철웅 교수는 "여러 날 극도의 긴장감 속에 전쟁터를 빠져나오느라 몸도 힘들고 무엇보다 정신적 트라우마가 커 보였다"면서, "난민 생활이 길어지면서 평소 가진 질환들을 관리하지 못해 고통이 심한 환자들도 많아 의료적 지원이 절실해 보였다"고 전했다.
봉사단은 29일과 30일엔 폴란드 LG전자 므와바 법인을 찾아 활동을 이어갔다. 인구 3만여명의 작은 도시인 이 지역에서 LG를 비롯한 협력사까지 더해 우크라이나 출신 직원수만 2500여명으로, 일부 난민들도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조원민 봉사단장은 "로컬 NGO와 병원 등 다양한 연계 기관과의 파트너십 구축 등 협력관계를 확장해나갈 예정"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상황이 안정되면 직접 들어가 아픔을 치유해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훈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전쟁으로 무너진 여러 상황복구에 지속적으로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면서, "지금의 고대의료원의 봉사활동이 전세계의 평화에 대한 갈망과 도움을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