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찾아온 건 분명한데, 왠지 진짜 봄이 아닌 듯 하다. 2022년 프로야구 출발이 그랬다.
KBO리그 2022년 개막전이 열린 2일 창원 NC파크와 수원 KT위즈파크, 잠실구장, 고척 스카이돔,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야구장 문이 활약 열렸다. 관중 100% 입장 허용에 경기장 내 음식물 섭취가 가능해졌다. 육성 응원을 마음껏 할 수 없지만, 야구장다운 야구장을 만끽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지난 2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경기까지 감내했던, '잃어버린 2년'이었다.
만원 관중을 기대했다. 그러나 5개 구장 모두 실패했다.
8562명이 창원 NC 다이노스-SSG 랜더스 경기를 지켜봤다. 수원 KT 위즈-삼성 라이온즈전에 1만7057명, 잠실 두산 베어스-한화 이글스전에 1만6271명, 고척 키움 히어로즈-롯데 자이언츠전에 8257명이 입장했다.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전이 열린 광주에는 1만6742명이 찾았다.
2만 관중을 넘긴 구장이 없다. 5경기 총 관중 6만6889명. 오랜 만에 많은 관중이 몰려 기분좋게 개막전 분위기를 즐겼다고 해도, 아쉬움이 남는 수치다. 고척돔을 뺀 4개 구장 모두 2만~2만5000명 수용 규모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개막전 때는 3개 구장이 만원 관중을 기록했고, 5개 구장 모두 2만명을 넘었다.
지난 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전은 6만4375명이 입장해,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후 최다 관중이었다. 축구 A매치, 까다로운 라이벌 이란과의 최종예선 경기였기에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프로야구 개막전과 비
교가 된다.
올해 KBO리그는 관중 입장 정상화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흥행 호재로 들떠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김광현, 양현종이 돌아왔다. 나성범과 박병호 박해민 손아섭 박건우 등 스타 선수들이 팀을 옮겨 관심이 높아졌다. 김도영, 문동주 등 슈퍼루키들이 입단해 소속팀과 리그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런 호재가 야구계,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만의 이슈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난 달 말 한국갤럽이 발표한 프로야구 관심도 조사 결과를 보면 상황이 심각하다. 답변자의 44%가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고 했고, 23%가 '별로 없다'고 했다. 지난 몇년 간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는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프로야구가 특정 소수만 즐기는 마니아 스포츠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끊임없이 이어진 선수들의 일탈과 사건사고, 국제대회 성적 부진, KBO 총재의 비상적인 리더십 등 여러가지 악재가 작용했다. 허구연 신임 KBO 총재는 이를 두고 '죽느냐 사느냐의 위기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몇년 간 흐름을 보면 과장섞인 엄살로 들리지 않는다.
2017년 KBO리그는 840만688명, 한시즌 최다 관중을 성취했다. 다른 프로 스포츠와 비교 불가의 위상을 뽐냈다.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이다. 2018년 807만3742명으로 떨어지더니, 2019년 700만명대로 주저앉았다.
코로나19가 덮친 지난 2년은 관중을 정상적으로 받을 수 없는 악몽의 시간이었다. 이제 1000만 관중 시대를 이야기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치맥'이 가능해졌다고, 흥행 호재가 많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인기팀 KIA, 롯데, LG 성적이 좋아지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일정 수준 유지질 때 설득력이 갖는다. 개막전 전 경기 매진 실패가 많은 것을 말해준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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