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타석에서 실패한 타자는 분을 참지 못해 더그아웃에 배트를 내동댕이치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런 타자를 불러 세운 감독은 한참을 꾸짖었다.
최근 OTT 서비스를 통해 공개된 한화 이글스 다큐멘터리 '클럽하우스'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장면 중 하나. 주장 하주석의 분노 표출을 바라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더 이상 용납 못한다. 리더다운 모습을 보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하주석은 이후 더그아웃 안팎에서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5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수베로 감독은 당시 장면을 두고 "사람이니 격앙될 수는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클럽하우스로 들어가 혼자 분을 풀 수는 있다. 하지만 팀이 이기고 있는데 더그아웃에서 자신의 문제만 부각시키는 제스쳐는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며 "더그아웃에서의 부정적 감정 표출은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27년간 감독-코치 생활을 해오면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나만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리빌딩 중책을 안고 한화 지휘봉을 잡은 수베로 감독은 지난해 그 누구보다 가시밭길을 걸었다. 시범경기 1위의 성과를 냈으나 초반부터 연패에 빠지며 추락을 거듭했고, 100타석 이상 기회를 준 젊은 선수들은 알을 깨지 못했다. 코어 선수인 정은원-하주석-노시환-최재훈의 성장, 윤대경, 주현상, 김대경의 재발견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수많은 실패 속에 결국 최하위의 성적에 그쳤다. 수베로 감독 개인도 한때 DM테러를 당하는 등 경기장 바깥에서 의도치 않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단에게 항상 열정과 신념을 강조하며 흔들림 없이 시즌을 완주, 리빌딩 첫 페이지를 마무리했다.
한화는 올 시즌에도 2연패로 출발했다. '우리의 시간이 왔다'는 표어로 출발했지만, 두 경기를 통해 드러난 한화의 리빌딩은 현재진행형이다. 오로지 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수베로 감독의 발걸음은 꿋꿋하게 이어지고 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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