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신인왕의 프로 2년차, 험난한 발걸음의 연속이었다.
KIA 타이거즈 이의리(20)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6일 광주 한화전부터 불안했다. 1회초 볼넷-안타-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며 출발했다. 이후 안정을 찾으며 4이닝 2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지만, 우려가 컸다. 두 번째 등판이었던 12일 광주 롯데전에선 3이닝 5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4자책점)에 그치며 우려는 더욱 커졌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았다. 지난해 이의리는 150㎞를 넘나드는 빠른 직구를 뿌리다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앞선 두 경기에선 이런 변화구에 타자들의 방망이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에도 구심의 손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직구도 문제였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면서 컨트롤이 좀처럼 되지 않았다.
최근 선발 등판을 마치고 한참동안 이의리(20)를 붙잡고 대화를 나눴던 양현종은 "'항상 1회가 힘들다'고 하더라. 나도 1회에 긴장되고 생각이 많았는데, 내가 겪었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옳다, 그르다가 아닌 내가 겪었던 힘들었던 점을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풀어가려 했다"며 "(이)의리는 어린 투수인데 타자에게 너무 안 맞으려 하는 모습이 보이더라. 나도 어릴 땐 그랬지만 의리는 앞으로 타이거즈를 10년~20년 이끌어가야 할 선수다. '맞더라도 자신감 있게 맞으라'고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KIA 김종국 감독은 "체인지업이 생각대로 잘 안들어갔고, 직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구위는 작년보다 더 좋다. 좀 더 가볍게 힘을 빼고 던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선배들의 조언이 약이 됐을까. 17일 창원 NC전에서 이의리는 적극적으로 타자들과 맞섰다. 5이닝 동안 총 100개의 공을 던지면서 70개를 직구로 채웠다. 최저 140㎞, 최고 151㎞로 구속차는 상당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파고들면서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고, 좀처럼 정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커브는 단 1개만 활용한 반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적절하게 구사하면서 5이닝을 채웠다. 3회말 1사후 3연속 볼넷을 내준 뒤 박건우에 희생플라이로 1실점 했으나, 양의지를 삼진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는 등 집중력도 선보였다. 5이닝까지 4사구는 6개(5볼넷, 1사구)에 달했지만, 안타는 단 1개를 내주는데 그쳤다.
팀이 3-1로 앞선 6회말 이준영에게 마운드를 넘긴 이의리는 7회말 전상현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시즌 첫 승에 실패했다. 앞선 두 경기보다 나아진 투구로 기대감을 높인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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