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개막전, 멀티이닝, 끝내기 패배. 초보 마무리의 시작은 험난했다. 하지만 어느덧 키잡이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겨울을 가장 알차게 보낸 팀이다. 새롭게 부임한 리키 마인홀드(36) 투수총괄은 젊은 나이답게 의욕이 넘쳤다.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불펜 투구를 할 수 있게 했다. 그는 "타 팀보다 페이스를 빠르게 올려 초반에 승수를 벌어놓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1차 목표는 달성했다. 롯데는 시즌전 '2약'이란 예상이 무색하게 꾸준히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하며 중위권을 지키고 있다. 연승도, 연패도 없이 기복없는 전력이 돋보인다.
그 와중에도 아쉬운 경기들이 있다. 연장 10회 끝내기로 패배한 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승리했다면 개막 2연승과 함께 흐름을 탈 수 있었다. 1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5회까지 0-3으로 앞서던 경기를 11회 연장 끝에 패하며 위닝시리즈를 놓쳤다.
두 경기 모두 '초보 마무리' 최준용(21)이 무너진 경기였다. 3일은 패배, 10일에는 블론 세이브가 새겨졌다.
프로 3년차를 맞이한 최준용은 올봄 선발 전환을 노크했었다. 하지만 마무리 김원중의 부상이 길어지면서 올해까진 불펜에 전념하기로 했다.
심지가 굳은 선수다. 150㎞ 직구를 가졌다 한들, 승부처를 책임지는 강단은 드물다. 마무리는 처음이지만, 어느덧 팀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두산전에 이어 12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2경기 연속 역전패. 하지만 롯데에는 최준용이 있었다. 최준용은 14일 KIA전, 15, 17일 KT 위즈전까지 4일간 3세이브를 올리며 흔들리던 팀 분위기를 바로잡았다. 지난해 4승2패20홀드 평균자책점 2.85, KBO 타자들이 '가장 치기 힘든 직구'로 꼽는 선수다운 존재감이었다.
특히 17일 KT전은 올해 최준용의 경기 중 단연 백미였다. 에이스 찰리 반즈가 무려 8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마지막 순간 2사 1,3루의 위기를 맞이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타석에는 외국인 타자 라모스. 최준용은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 바깥쪽 높은 라이징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아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시즌 5세이브(1패). 평균자책점도 어느덧 2.35까지 끌어내렸다. 김택형(SSG 랜더스·7세이브) 고우석(LG 트윈스·6세이브)에 이어 구원 부문 공동 3위다.
래리 서튼 감독은 팀의 시즌 플랜에 변화를 주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는 부상으로 빠져있는 김원중에 대해 "우리팀 마무리 투수"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최준용에 대한 팀의 장기 플랜도 불펜보다는 선발 쪽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따라서 4월말, 혹은 5월초 복귀가 예정된 김원중이 돌아오면 최준용은 8회 필승조의 위치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김원중은 1군에 동행하며 감각을 익히고 있는 상황.
김원중은 팀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손을 다투는 마무리 투수다. 지난해 기록한 35세이브는 손승락(37세이브·2017) 이후 롯데 단일시즌 세이브 2위였다. 2년간 60세이브 또한 손승락(65세이브·2017~2018) 이후 최고다. 올해 21세이브 이상을 기록할 경우 손승락의 3년간 85세이브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시즌초 결장한 기간이 있는데다, 최준용과의 자리바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김원중은 후반기 구승민-최준용과 철벽 뒷문을 형성했지만, 전반기 성적은 3승3패13세이브(3블론) 평균자책점 5.03이었다. 만약 복귀 초반 김원중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오히려 최준용이 '검증된' 카드로서 급부상할 수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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