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대기록을 달성했지만 웃을 수 없었다. NC 베테랑 투수 이재학(32).
시즌 초반이 힘겹다.
이재학은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2회 김재혁을 상대로 이날 두번째 삼진을 잡아내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역대 34번째 기록. 사이드암과 언드핸드스로 투수 중에는 역대로 KIA 출신 이강철 임창용만 가지고 있던 기록. 역대 3번째 대기록이다.
각별한 의미의 하루. 하지만 경기 내용은 아쉬웠다.
4이닝 만에 5안타와 4사구 3개로 4실점(3자책) 하며 승리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잘 던지다 4회 수비 실책으로 실점한 뒤 4-1로 앞서가던 5회 집중 2안타와 4사구 2개가 이어지며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4-2로 앞선 무사 만루에서 아쉽게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후속 강동연이 오재일을 병살 처리했지만 김재혁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이재학의 실점은 4점으로 늘었다.
NC 이동욱 감독은 "잘 던졌는데 5회 (갑자기) 제구가 안되다 보니 바꾸는 타이밍이 됐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타선 지원 속에 순항하던 베테랑 투수. 이날의 고비는 5회였다. 팀의 연패 탈출이자 자신의 시즌 첫 승 요건을 앞두고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 어깨 불편감도 갑작스러운 흔들림에 여파를 미쳤다.
이재학은 이날 전까지 극과극을 오갔다.
7일 창원 롯데전 시즌 첫 등판에서 6이닝 2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지만 롯데 선발 반즈의 7⅔이닝 1실점 역투에 막혀 패전투수가 됐다.
13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 되는 최악의 피칭을 했다. ⅓이닝 4안타 3볼넷 4실점.
NC 이동욱 감독은 19일 삼성전에 앞서 시즌 3번째 선발 등판에 나서는 이재학에 대해 "루틴대로 잘 하고 있다"며 "1회를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포인트를 설명했다. 이 감독은 "1회를 가볍게 넘어가게 되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들어갔다고 생각되는 공이 볼 판정을 받게 되면 평정심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건 마음"이라고 정리했다.
이재학은 이날 우려를 딛고 1회를 공 9개 만에 삼자범퇴로 빠르게 잘 넘어갔다.
하지만 4-0으로 앞선 4회초 수비 잘하는 중견수 박건우의 포구 실책으로 안 줘도 될 첫 실점을 한 것이 불안감의 화근이 됐다. 승리요건의 분수령이던 5회 마음이 흔들리며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천천히 마운드를 내려온 이재학은 덕아웃에서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이재학은 다음날인 20일 등록 말소됐다. NC 측 관계자는 "오른쪽 어깨에 가벼운 불편감이 있어 선수 관리 차원에서 말소했다. 병원 진단 결과 특별한 것은 없었다. 한 턴 쉬고 복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강철→임창용에 이어 옆구리 투수로는 통산 세번째 1000탈삼진을 기록한 대투수.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선수지만 프로 13년 차 베테랑에게도 마음은 여전히 어렵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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