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선수 DJ 피터스(27)의 방망이가 뜨겁다.
피터스는 이번주 4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중이다. 4경기 연속 안타다.
특히 2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선제 3점 홈런이자 결승타를 쏘아올리며 지난 5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5일만에 '손맛'까지 봤다. 지난 20일 한화 이글스전에 이어 또한번 팀 승리를 이끈 주역이 됐다. 무려 비거리 143m를 날려보낸 괴력이 돋보였다.
지난 14일 KIA 타이거즈전까진 보기 괴로울 정도의 부진이 이어졌다. 타율이 무려 1할8리까지 내려앉았다. 타구 질도 좋지 않았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는 커녕 제대로 걸리지 않은 투수 땅볼, 포수 앞 땅볼이 양산됐다.
피터스 스스로도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래리 서튼 감독, 라이언 롱 타격코치, 주장 전준우, 대선배 이대호 등을 부여잡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들은 '부담갖지 말고 천천히 풀어가라', '야구는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마음은 편하게 먹고 네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며 피터스의 상처입은 멘털을 감싸안았다.
지난 주말 KT 위즈전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피터스 스스로도 "방망이가 조금씩 맞기 시작했다"고 회상했을 정도.
달라진 게 뭘까. 무엇보다 서튼 감독이 그간 클린업에 배치하던 피터스를 하위 타순으로 내려 부담을 덜어준 게 컸다. 지난 12일 KIA전 이후 6~7번타순에 기용되자 감을 찾는 모습이다.
피터스는 여러모로 애런 알테어(전 NC 다이노스)와 닮은 선수다. 무엇보다 포지션이 중견수로 같다. 수비만 놓고 보면 피터스는 뛰어난 타구판단과 수비 범위, 어깨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했던 선수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70경기에서 13홈런을 쏘아올린 강렬한 파워까지 갖췄다.
알테어 역시 2020년 데뷔초 타율이 1할7푼2리까지 추락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그를 살린 건 이동욱 NC 감독의 결단이었다. 외국인 타자임에도 과감하게 하위 타순으로 내려준 것. 8번타자로 기용된 첫날인 5월 2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을 때린게 터닝포인트였다.
이후에도 상위 타순으로 올라오면 부진했다가 하위타순에 내려가면 잘 치는 일이 반복됐고, 결국 이 감독은 그를 8번타순에 고정시켰다. 그 결과 31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93의 준수한 기량을 뽐냈다. 한국야구에 완전히 적응한 지난해에는 비로소 중심타선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보여줬다.
피터스는 올해 27세, 외국인 타자로선 비교적 젊은 나이에 한국에 왔다. 그만큼 운동능력이 뛰어나지만, 해외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로 활동한 경험이나 부진에 대처하는 노하우가 부족했다. 당장 결과를 내야한다는 부담을 조금씩 벗어던지면서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롯데는 팀 타율 1위(2할7푼2리) 팀 OPS 2위(0.707)로 팀 타선 전체가 불을 뿜고 있다. 유독 투고타저가 돋보이는 시즌인 만큼, 타선의 폭발력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아직 이대호를 주축으로 한 베테랑 4인방이 건재하고, 한동희가 데뷔 이래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올해, 피터스까지 터져준다면 '2약'이라던 평가를 뒤집고 가을야구를 노크하기에 충분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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