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1292일 만에 승리. 한승혁(29·KIA 타이거즈)의 간절함이 빛을 봤다.
한승혁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안타 4사구 1개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의 화끈한 지원이 나왔다. 3회까지만 9점을 내주면서 한승혁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한승혁도 최고 153㎞의 투심을 바탕으로 포크 슬라이더를 섞어 키움 타선을 막았다.
총 95개의 공을 던진 한승혁은 14-2로 앞선 8회 마운드를 김현준에게 넘겨줬다. 김현준은 남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한승혁의 승리를 지켰다.
한승혁의 승리는 2018년 10월 1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1292일 만이다.
경기를 마친 뒤 한승혁은 "타선, 수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볼넷을 주지 말자고 생각했던 것이 주효했다"라며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서 빨리 승부를 하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졌지만, 제구에 약점과 함께 부상까지 겪으면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해왔다. 결국 군입대로 재정비를 했고, 지난해 돌아왔다.
올 시즌 선발 경쟁을 했던 그는 시범경기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1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선발진에 안착했다.
한승혁은 "군대에 가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처음으로 야구장 밖으로 나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전환점이 된 거 같다. 프로에서는 기술 습득을 위해 노력했는데, 군대에서는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라며 "그런 부분이 맞아떨어져서 좋아진 거 같다"고 했다.
데뷔 후 첫 7이닝. 한승혁은 이 부분을 가장 큰 수확으로 꼽았다. 그는 "7이닝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 요령으로도 막을 수 있다는 걸 터득한 것에 점수를 많이 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한국 나이로는 어느덧 30대. 매년 신인이 오고 젊은 선수가 성장하면서 한승혁의 자리도 마냥 보장된 것이 아니다. 한승혁은 "야구를 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많이 간절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완의 대기'로만 있던 자신을 기다려준 사람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부모님도, 팬도 나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나도 잘하려고 했다. 한순간도 야구를 놓은 적이 없다. 제대하면서 이런 모습이 보여져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한승혁은 "올 시즌 선발로 나설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안 다치고 버티면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도 큰 목표는 없지만, 이제 욕심이 조금 나더라. 일단 안 아파야 한다. 팀이 가을야구를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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