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2000년 이후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를 꼽으라면 두 명으로 압축된다.
앨버트 푸홀스(42), 그리고 미겔 카브레라(39)다. 이견이 없을 듯하다. 둘 다 힘과 정확성을 모두 갖춘 타격으로 오랜 세월 시대를 호령했다. 정규시즌 MVP, 월드시리즈 우승, 깨끗한 사생활까지 둘은 명예의 전당 입성 조건을 두루 갖춘 것도 공통점이다.
카브레라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각) 홈구장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통산 3000안타를 달성했다. 1회말 콜로라도 선발 안토니오 센자텔라의 95마일 직구를 밀어쳐 우전안타를 날려 대기록에 입맞춤했다. 콜로라도 2루수가 2루 뒷쪽으로 옮겨 1-2루 사이 빈공간이 커지자 몸쪽 공을 의식적으로 밀어쳤다.
카브레라의 타격 실력을 압축한 장면이다. MLB.com은 '카브레라의 순수한 타격 기술에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반대편으로 밀어지는 능력도 포함된다. 그런 기술과 철학은 현재 혹은 과거 팀 동료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인이던 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디트로이트로 옮긴 후인 2012~2013년,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다. 그가 2012년 달성한 트리플크라운(0.330, 44홈런, 139타점)은 1967년 칼 야스트렘스키 이후 무려 45년 만에 작성된 것이다. 이후로 트리플크라운 타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역사상 6명 밖에 없는 '500홈런-3000안타' 클럽에 7번째 회원으로 가입했다는 점이 부각된다. 카브레라는 지난해 8월 2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통산 500홈런을 터뜨렸다. 그리고 8개월 만에 3000안타 고지도 점령했다. 통산 0.310(9668타수 3001안타)의 타율과 502홈런, 1809타점을 기록 중이다.
카브레라는 베네수엘라 출신이다. 야구를 했던 부모와 삼촌 밑에서 자란 그는 어릴 때부터 천부적인 소질을 발휘한 덕분에 16세이던 1999년 계약금 190만달러를 받고 플로리다에 입단했다. 중남미에서 육성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구단들 중 플로리다를 선택한 건 자신에게 꾸준히 정성을 쏟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디트로이트의 알 아빌라 단장이 바로 당시 플로리다 스카우트 책임자로서 카브레라와 계약을 성사시킨 주인공이다. 그는 "베네수엘라 옆집 배팅케이지에서 방망이를 휘두르던 10대 소년이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우뚝 서 있는 걸 보니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일이 아닌가 싶다"고 감격해했다.
카브레라는 현재 그라운드를 누비는 전세계 야구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돈을 번 선수다. 스포츠 연봉전문사이트 '스포트랙'에 따르면 카브레라는 올해까지 3억5300만달러(약 4390억원)를 번 것으로 돼 있다. 연봉과 사이닝보너스, 인센티브를 합친 금액이다. 푸홀스가 3억4170만달러로 2위다. '실력이 곧 돈'이라는 프로의 법칙이 두 선수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다.
카브레라가 디트로이트와 맺은 8년 2억4800만달러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 내년이다. 그는 내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공산이 크다. 내년 연봉은 3200만달러니까 그의 빅리그 총수입은 3억8500만달러에 이르게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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