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무릎과 손바닥을 땅바닥에 힘없이 짚은 뒤 애써 고개만 든 자세. 과거 온라인 채팅 초창기 시절 유행했던 'OTL' 이모티콘을 연상케 한다. 그런데 이 모습이 유럽 최고의 무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전에서 당대 최고의 명장이라고 일컬어지는 맨체스터 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 의해 재현됐다. 펩 감독이 무릎 꿇고 '좌절'하는 모습이 화제다.
펩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27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홈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2021~2022시즌 UCL 4강 1차전을 치렀다. 이 경기는 양팀 합쳐 무려 7골이나 터진 희대의 명승부였다. 맨시티가 4대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결승행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펩 감독이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본인은 너무나 경기에 집중한 나머지 감정을 온 몸을 표현한 것일 뿐이다. 상황은 3-1로 앞서던 후반 9분. 레알 비니시우스가 추격골을 넣으며 2-3으로 따라붙었을 때다. 비니시우스가 기막힌 움직임을 보여줬다. 페를랑 멘디의 패스를 받을 것처럼 하다가 재빨리 몸을 돌리며 수비하던 페르난지뉴를 제친 것. 공이 페르난지뉴의 다리사이로 지나갔고, 비니시우스는 다시 이걸 이어받아 단독 드리블한 뒤 골을 터트렸다.
펩 감독이 'OTL' 좌절 동작을 한 건 바로 비니시우스의 환상적인 돌파장면이 나왔을 때였다. 경기를 유심히 관찰하던 펩 감독은 이 순간, 이미 실점이 임박했다는 걸 받아들인 듯 하다. 특히 페르난지뉴는 자신이 교체 투입한 수비였다. 교체 카드의 실패도 펩 감독을 좌절케 했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27일 '비니시우스 주니어의 페르난지뉴를 상대로 한 놀라운 기술에 펩 감독이 무릎을 꿇었다'며 이 장면을 소개했다. 그러나 펩 감독과 맨시티는 결국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비록 경기 중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최종스코어는 4대3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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