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어디서부터 꼬인걸까.
아낌없이 지갑을 풀며 도약 의지를 숨기지 않았던 KIA 타이거즈의 초반 행보가 무겁다. 최근 5연패로 어느덧 승패마진은 -5가 됐다. 초반 레이스에서 허리 싸움을 이어가다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장밋빛 청사진을 그렸지만, 현실은 점점 잿빛으로 물들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건 뒷문 불안이다. 흔들리던 선발진이 안정감을 찾아가는 것과 달리, 잘 버티던 불펜이 무너지기 시작하며 잇달아 역전패를 내주고 있다. 선발진이 흔들리던 시기 불펜이 초반부터 꾸준히 출격하면서 가중된 부담감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모양새다.
5연패 과정을 돌아보면 타격에서의 문제도 꼽지 않을 수 없다.
KIA의 타격 지표는 겉으로 보기엔 나쁘지 않다. 2일 현재 팀 타율 2할6푼으로 롯데 자이언츠(2할6푼6리)에 이은 전체 2위, 타점은 99타점으로 롯데(97타점)에 비해 오히려 많다. 팀 테이블세터 타율(2할8푼4리)과 하위 타순 타율(2할4푼6리)로 각각 2위를 마크하고 있다. 야구 전문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팀 타격 WAR은 5.41로 10개 구단 1위다. 팀 투수 WAR(1.21·8위)의 부족함을 타선이 메워주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중심 타율 타율은 처진다. KIA 중심 타선 타율은 2할5푼7리로 전체 7위다. 앞선 지표와 비교해본다면 상-하위 타순에서 분주히 득점 기회를 만들고 있음에도 정작 해결해줘야 할 중심에서 뭔가가 이뤄지지 않는 느낌이 짙다.
중심 타선의 면면를 보면 문제점은 좀 더 두드러진다.
그동안 3~6번 타순에 주로 기용된 타자는 나성범(33), 최형우(39), 황대인(27), 소크라테스 브리토(30)다. 이 중 현재 3할 타자는 나성범(3할2푼3리) 한 명 뿐이다. 최형우(2할4푼)와 황대인(2할5푼8리), 소크라테스(2할3푼) 모두 2할 초중반 타율에 머물고 있다. 득점권 타율에서도 나성범만 3할대(3할1푼8리) 타율을 올리고 있다. 황대인은 2할5푼8리고, 최형우(2할2푼2리)와 소크라테스(2할1푼4리)는 제 몫을 못해주고 있다. 팀 타선의 중심이 돼야 할 중심에서 나성범만 활발할 뿐, 나머지 타자들의 활약상엔 아쉬움이 크다.
KIA 김종국 감독은 중심 타선의 부진에도 그동안 너그러운 시선을 유지해왔다. "찬스 상황에서 한 번씩만 해주면 된다"는 말을 자주 했다.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정규시즌의 긴 레이스에서 올 수 있는 타격 페이스의 업다운을 고려한 것. 시간이 흐르면 이들이 감을 찾고 제 몫을 해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좀처럼 반등 포인트를 찾지 못한 채 내려앉고 있은 팀 순위를 고려할 때 마냥 시간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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