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첼시-울버햄턴전에서 카메라맨은 계속해서 관중석에 있는 첼시의 새로운 구단주를 잡았다.
첼시 구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침공 사태 여파로 18년 머문 첼시를 떠난 로만 아브라모비치 전 구단주의 후임을 경기 전 발표했다. LA 다저스와 LA 레이커스의 구단주로 알려진 미국인 보엘리가 40억파운드(한화 약 6조원)의 인수 금액으로 첼시를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엘리는 발표 당일에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울버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맞대결 현장을 직접 찾았다. 현지 중계진이 보엘리의 리액션을 살피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보엘리는 열정적이었다. 전반 39분 루벤 로프터스-치크의 골이 비디오판독시스템(VAR)에 따른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되자 진심으로 아쉬워했다. 후반 11분과 13분 로멜루 루카쿠가 2분 간격으로 연속골을 터뜨렸을 때는 세상을 다 가진 남자처럼 기뻐했다. 보엘리의 표정은 후반 중반이 넘어갈수록 굳어갔다. 울버햄턴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얘기였다. 슬픈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었다. 34분 교체투입된 트린캉이 추격골을 넣었다. 여기에 추가시간 7분 코너 코디가 헤더로 득점하며 경기는 그대로 2대2 무승부로 끝났다.
그 순간, 카메라는 먼저, 벤치에 있는 루카쿠부터 잡았다. 루카쿠는 모처럼 기회를 잡아 지난해 12월30일 브라이턴전 이후 5달여만에 리그에서 골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로 선정될 정도로 임팩트가 강했다. 경기의 영웅을 찜한 상황에서 교체아웃한 루카쿠는 울버햄턴의 마지막 공격을 집중해서 지켜봤다. 그런데 코디의 헤더가 골망을 흔들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곧이어 카메라에 잡힌 보엘리 구단주는 한 손으로 이마와 앞머리칼을 만지작거렸다.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지 못한 아쉬움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첼시는 이날 다잡은 승리를 놓치며 리그 연속 무승이 3경기(2무 1패)로 늘었다. 아스널, 토트넘의 추격을 따돌릴 기회를 날렸다. 첼시(35경기)는 승점 67점으로 3위를 지켰지만, 4위 아스널(63점)과의 승점차가 4점에 불과하고, 5위 토트넘(34경기/61점)과는 6점차다. 루카쿠의 드문 맹활약과 보엘리 구단주의 등장, 여기에 극장 동점골 실점까지. 첼시로선 만감이 교차하는 하루였을 것 같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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