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눈물이 안 흘렀을 뿐이지 엉엉 울고 싶었을 것이다.
LA 에인절스 우완 투수 캘빈 포셰이(27·Calvin Faucher)에 관한 이야기다. 그가 10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포셰이는 2017년 캘리포니아대 시절이던 2017년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에 미네소타 트윈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마이너리그에서 5년을 보낸 그는 27살이 돼서야 빅리그 마운드를 밟았으니 남다른 심정이었을 듯하다.
포셰이는 전날 빅리그 승격 통보를 받았다. 탬파베이는 앞서 투수 랄프 가자를 트리플A로 내려보내 40인 로스터에 자리 하나를 비워놓았다. 포셰이는 올시즌 트리플A에서 10경기(선발 2경기 포함)에 등판해 1승3패,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사실 데뷔전에서 큰 기대를 하기는 애초 어려웠다.
3-6으로 추격 중이던 7회말 수비. 탬파베이 케빈 캐시 감독은 포셰이를 불러올렸다. 포셰이는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 빅리그 데뷔 첫 상대인 채드 왈라치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았다. 이어 번트 모션을 취한 앤드류 벨라스케스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연신 숨을 몰아 쉬었지만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맷 와이즈 투수코치가 방문했고 내야진이 마운드에 모였다.
이어 브랜든 마시를 땅볼로 유도했지만, 타구가 1루수 글러브를 맞고 튀어 내야안타가 됐다. 포셰이 본인이 1루 커버를 들어가 2루수의 송구를 받았지만 판정은 세이프. 운도 따르지 않았다.
만루 상황에서 당대 최강 타자 마이크 트라웃이 들어섰다. 그러나 또다시 스트레이트 볼넷이 돼 한 점을 줬다. 이어 타석에는 오타니 쇼헤이. 더 실점하면 승부가 완전히 갈릴 수 있는 상황에서 포셰이는 집중했다.
하지만 볼카운트가 3B1S로 또 몰렸다. 볼을 던질 수는 없는 노릇. 5구째 88마일 커터를 스트라이크존을 던졌지만, 한복판으로 쏠리면서 오타니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렸다. 좌측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비거리 413피트 대형 그랜드슬램으로 연결됐다.
홈런을 직감한 포셰이는 뒤도 안돌아 보고 최악의 결과에 고개를 숙였다. 포셰이는 후속 3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이닝 3안타 2볼넷 1탈삼진 5실점. 투구수 30개 중 볼이 27개였다.
가장 기뻐해야 할 날이 가장 쓰라린 날로 남게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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