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성남FC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성남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2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 1분 전진우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대1로 패했다. 지난 4월 3일 수원FC와의 7라운드를 통해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성남은 수원전까지 내리 5연패를 당했다. 12경기에서 얻은 승점은 단 5점(1승2무9패), 득실차는 -16골. 스플릿라운드 도입 이후 초반 12경기에서 따낸 승점이 2020년 인천(4점) 다음으로 낮다. 초반 12경기에서 각각 5점씩 따낸 2013년의 대전(현 대전하나)과 2015년 대구가 결국 강등 운명을 맞이했다. 이는 성남이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말해준다. 특정 서포터는 수원전을 마치고 '응원 중단'을 공개 선언했다.
2020년 성남 사령탑에 부임해 지난 두 시즌 성남의 극적인 잔류를 이끈 김 감독은 위기 탈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지난 1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에선 '김남일호의 트레이드마크'인 스리백을 버리고 처음으로 포백을 선보였다. 이전 4경기 연속 멀티 실점을 한 수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카드였다. 수원전에도 포백을 썼다.
또 5라운드 대구전 이후 수원전까지 선발 인원을 5명-5명-2명-6명-4명-6명-7명씩 바꿨다. 수원전에는 성남 유스 출신인 2004년생 신인 센터백 김지수가 깜짝 데뷔전을 치렀다.
이같이 어느팀보다 과감하게 전술과 선수 구성을 바꾸고 있지만, 그 어떤 전술과 어떤 선수 구성도 팀에 안정감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성남은 연패를 당한 지난 5경기에서 1득점-11실점했다.
시즌을 준비하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한 공격수 뮬리치, 수비수 권완규 김민혁 등이 부상 및 부진 등의 이유로 제몫을 해주지 못한 게 팀이 흔들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가뜩이나 계속된 부진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계속해서 변화를 시도할 경우, 선수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뭐라도 하는 게 당연히 낫다. 하지만 경기마다 뭔가를 바꾸는 행동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패를 하는 와중에 김남일 축구의 색을 잃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두 시즌 특유의 단단한 조직력을 앞세워 전력 열세를 딛고 잔류한 걸 떠올려보면, 가장 시급한 건 조직력의 재구축이다. 김 감독이 언급한대로 위기의 상황에서 "구경하는 선수, 뛰지 않는 선수"가 존재한다면 그 팀의 미래는 불보듯 뻔하다.
한 K리그 지도자는 "팀이 힘들 때일수록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좋다. 일정한 공격 조합에 몇 가지 단순한 패턴의 공격을 훈련시키는 식이다. 수비 전술을 바꾸더라도 뮬리치, 권완규 김민혁 마상훈과 같이 처음에 핵심으로 여긴 선수들을 중심으로 꾸리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남은 18일 홈에서 수원FC를 상대로 13라운드를 치른다. 올시즌 유일한 승리를 선물한 수원FC전에서도 답을 찾지 못한다면 서울(21일), 인천(29일) 원정 2연전이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시즌 2번째 승리를 위한 묘수를 찾아낼 수 있을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