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두산 베어스에 또 한 명의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까.
거침이 없다.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한가운데로 꽂는다. 코너워크, 유인구 따위는 없다. 정면승부다.
두산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1-8로 밀리던 경기를 9-9 동점을 만들었다. 역전에는 실패했지만, 12회 연장 승부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조건 졌다고 생각했던 경기를 무승부로 바꿨으니, 두산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사실 두산이 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기였다. 6회 이후 전문 포수가 없었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5회 박세혁을 교체해줬는데, 6회 백업 박유연이 사구를 맞고 경기를 뛸 수 없어 내야수 김민혁이 마스크를 썼다.
전문 포수가 아니기에 상대를 유인하는 볼배합을 하기도 힘들고, 떨어지는 변화구를 블로킹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결국 투수가 직구 위주의 승부로 타자를 이겨내는 수밖에 없었는데, 두산 불펜 투수들과 김민혁은 마치 연습이라도 한 듯 SSG 강타선을 이겨냈다.
그 중 가장 돋보인 선수는 5년차 강속구 투수 정철원. 9회와 10회를 책임졌다. 결과는 충격적. 2이닝 5삼진이었다. 볼넷 2개를 내주기도 했지만, 주자 나가는게 대수냐는 듯 최고구속 152km의 강속구로 SSG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SSG가 내로라하는 추신수, 최 정, 케빈 크론 강타자들을 상대로도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강속구 승부를 펼치다 추신수, 최 정을 상대로는 결정구를 변화구로 쓰는 승부사 기질도 보여줬다. 변화구의 각이 예리하거나 제구가 완벽한 건 아니었지만, 그의 자신감 넘치는 투구에 경험많은 스타들도 속수무책 당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SSG 불펜 선수들이 긴장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자체에 애를 먹는 모습과 상반돼 더욱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경험이 많은 선수냐. 그것도 아니다. 2018년 안산공고를 졸업하고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고 두산에 입단했다. 올시즌 전까지 1군 기록은 전무했다. 2019년 현역 입대를 했고, 전역한 뒤 지난해 팀에 합류했다. 육성 선수 신분이었지만, 5월 1일이 되자마자 정식 선수로 신분이 변경되고 곧바로 콜업됐다. 그리고 SSG전까지 6경기를 소화했다. 그런 선수가 선수팀 강타자들을 만나 도망가는 모습 없이 정면승부를 펼치니 경기를 보는 팬들 입장에서는 속이 뻥 뚫린다.
두산 구단 내부에서도 강한 구위 뿐 아니라 강철같은 그의 멘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시원시원한 피칭이 미래 마무리감이라는 평가다. 물론 필승조, 마무리로 성장하려면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겠지만 가진 자질만큼은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두산에 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할 것 같은 느낌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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