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유니폼은 내게 낯설지 않다. 현장에 있을 때부터 박찬호 선수와 류현진 선수의 경기를 빠짐없이 보았기 때문이다. 다저스와 인연이 닿아 지난 4월부터 초청코치로 머물고 있다. 직접 보고 듣고 느낀 부분을 이야기 해 보려 한다.
미국 야구가 이전보다 더 데이터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흘러 가는 것 같아, 야구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게 됐다. 어떤 이유로 이런 변화가 시작됐는지 정확하게 알고 싶어 다저스 연수를 결정했다.
과거 다저스는 큰 금액을 투자해 좋은 선수를 데려 오는 데 치중했다. 키워 쓰는 육성시스템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이런 기조에 변화가 있다. 적극적인 트레이드로 외부 영입을 하면서 동시에 팀내 좋은 선수를 육성해 더 안정적인 강팀의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
2014년 말 탬파베이 레이스의 단장 겸 부사장 앤드류 프리드먼을 사장으로 영입하고, 뒤이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부임한 후 변화가 시작됐다.
프리드먼 사장은 부임 후 3년간 준비 과정을 거쳤다. 새로운 인재들을 영입하고 관리 방식에 변화를 줬다. 첨단 장비 시스템을 구축해 장기적으로 활용 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했다. 또 구단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스카우트, 행동과학 전문가, 의료 인력, 트레이너, 멘탈 코치 등 각 분야 최고 인재를 고용했다. 특히 우수한 스카우트를 영입하는데 많은 노력을 쏟았다. 스카우트 부문 부사장인 게일런 카르를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려와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선수 공급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
두달 가까이 현장에 있으면서 느낀 게 많다. 다저스가 비전을 이루기 위해 정말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많다. 좋은 인재를 찾아내 그들이 전문적인 관리하에 일을 하게 하고, 각 부서에 자율권을 줘 최고의 능력을 발휘 할 수 있게 하는 게 좋았다. 매일 만나 대화하는 직원들의 업무 방식과 전문성을 보면서, 다저스가 사람을 쓰고 관리 하는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또 이런 노력이 팀에 어떻게 긍정적인 힘이 되는 지 절감하고 있다.
한국 프로팀에 있을 때 항상 느낀 게 있다. 구단 프런트와 현장이 같은 마음으로 한방향으로 갈 때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온다.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다저스의 현장 직원들에 따르면, 다저스도 과학적인 부분, 의학, 트레이닝, 선수 개발 쪽을 크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탄한 육성 시스템과 선수 평가 시스템을 갖췄다고 한다.
정보와 데이터는 외부 전력을 영입할 때, 선수 기량 판단과 정밀한 평가에 큰 도움이 됐다. 저스틴 터너와 크리스 테일러, 맥 먼시를 성공적으로 영입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다저스가 자체 육성한 워커 뷸러와 훌리오 유리아스, 개빈 럭스, 코디 벨린저, 윌 스미스 같은 선수들이 팀에 큰 안정감을 주고 있다. 과학적인 육성 시스템을 거쳐 성장한 선수들은 다른 팀과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완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선수층이 얕은 한국 야구가 빈약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선, 더 적극적인 트레이드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관리 방식이나 기술적인 부분은 다음 글에서 다뤄보겠다.
<김경문 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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