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사실 내가 선발투수에게 가장 원하는 게 이닝인데…4경기 연속 7이닝을 던져주고 있으니까."
비오는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야구 감독의 마음은 불안감으로 가득하다. 야수들이 미끄러질까, 비에 젖은 투수가 부상이라도 당하진 않을까.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의 속내는 조금 달랐다. 걱정하는 마음은 같지만, 비와 윌머 폰트(SSG 랜더스)는 좋은 추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폰트는 2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7회를 마친뒤 강우 콜드가 선언되면서 시즌 6승째가 완투로 기록됐다. SSG는 불펜투수 소모 없이 1경기를 넘길 수 있었다.
올시즌 폰트의 성적은 돋보인다. 10경기에서 6승3패 평균자책점 2.18. 경기당 평균 6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김 감독이 가장 인정하는 부분도 바로 이닝이다. 그는 "선발투수에게 제일 원하는 게 이닝인데, 당연하다는듯이 6이닝 7이닝 던져주고 있다"며 웃었다.
SSG는 지난 4월 26일 사직 롯데전 때도 경기 직전인 4시반 즈음까지 폭우가 쏟아지는 경기를 경험했다. 빠르게 그라운드정비를 마친 뒤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렀다. 당시 선발투수 역시 폰트였다. 폰트가 6이닝 1실점으로 쾌투하면서 시즌 3승을 올린 날이다. 김 감독은 "그래서 어제도 그 생각을 살짝 했다. 상대도 똑같이 롯데니까"라며 웃었다.
"비가 오는 날은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쉬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들지 않나. 선수들이 부상을 당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비와 폰트는 좋은 기억이 있고, 어제도 결과가 좋았다."
폰트는 올해 삼진 욕심을 버리고 '맞춰잡는' 투수 변신을 선언했다. 그 결과 이닝당 투구수가 14.1개로, 소형준 루친스키 김광현에 이은 전체 4위다. 그런데 9이닝당 피안타 수도 전체 2위(1위 김광현)다. 말 그대로 이상적인 투수로 거듭났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로서 100구 안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최고의 투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맞춰잡는다기보단 빠른 승부를 가져가는 투수라고 이해해달라. 그런데 잘 맞지도 않는다. 공격적으로 던지는데 구위가 좋다는 얘기다. 폰트처럼 하고 싶지 않은 투수가 있을까? 기록이 향상되면서 자신감까지 붙었다. 감독으로선 기분 좋다. 정말 잘해주고 있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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