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다분히 '고의적인 제외'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영국 현지 매체들도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팀의 리그 4위에 혁혁한 공헌을 한 손흥민(30·토트넘)이 영국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 최종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총 6명의 선수가 최종 후보군으로 뽑혔는데, 객관적인 시즌 성적으로 볼 때 손흥민이 여기에 포함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고의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PFA는 2일(한국시각) 공식 SNS를 통해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총 6명이 후보군에 들어갔다. 맨체스터 시티의 리그 우승을 이끈 케빈 데 브라위너와 이번 시즌 더블을 기록한 리버풀의 핵심선수 모하메드 살라와 버질 반 다이크, 사디오 마네. 여기까지 4명은 납득이 간다.
하지만 나머지 2명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들어갔다. 호날두는 이번시즌 득점 3위(18골)에 공격포인트 6위(21)다. 게다가 호날두가 이끌었던 맨유는 이번 시즌 6위에 그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과거의 명성 빼고는 '올해의 선수'에 들어갈 이유를 찾기 어렵다.
호날두에 이어 명단에 포함된 해리 케인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토트넘의 에이스로 팀을 리그 4위에 올려놓는 데 큰 힘을 보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객관적인 성적에서 팀내 1위라고 할 수 없다. 케인은 17골-9도움을 기록해 득점 4위, 최다공격포인트 3위(26)를 했다. 케인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낸 팀 동료가 있다. 바로 손흥민이다. 그렇기 때문에 손흥민의 후보 탈락이 논란을 불어일으키고 있다.손흥민은 2021~2022 시즌 23골-7도움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을 차지했다. 토트넘이 4위에 오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공격포인트는 리그 2위(30)로 케인보다 앞선다. 케인이 손흥민보다 나은 것은 2도움 뿐이다. 하지만 PFA는 손흥민이 아닌 케인을 후보로 올렸다. 호날두가 최종후보에 오른 것만큼이나 어이없는 결정이다.
이런 결과에 현지 언론도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이 왜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 지 의문이다'라고 언급했다. 디 애슬레틱 역시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 살라는 최종후보에 들어갔지만, 손흥민은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브닝스탠다드는 '손흥민이 후보에서 묵살당했다'고 표현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