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4일 창원NC파크.
2-2 동점인 5회말 2사 1, 2루에서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선발 투수 글렌 스파크맨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아웃카운트 1개만 더 잡고 6회초 타선 득점이 나오면 스파크맨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이미 투구수가 101개에 달해 있는 가운데 도박 대신 변화를 택했다. 서튼 감독이 선택한 카드는 좌완 김유영이었다. NC 다이노스 좌타자 닉 마티니와의 승부를 염두에 둔 결정처럼 보였다. 김유영은 마티니를 공 2개로 뜬공 처리하면서 동점 상황을 지켰다.
서튼 감독은 6회에도 김유영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주말 3연전 마지막 날을 위해 김유영을 아낄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4월까지 2위를 달리다 부진을 거듭하며 8위까지 추락한 롯데이기에 총력전은 당연했다. 좋은 구위를 떨친 김유영을 믿는 쪽을 택했다. 김유영이 멀티 이닝을 충분히 책임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김유영은 6회말 9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잡으며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7회말엔 선두 타자 김응민의 대타로 나선 양의지를 삼진 처리한 뒤 김기환에 볼넷을 허용했으나, 박민우에 땅볼을 유도해 선행 주자를 잡고, 이명기를 삼진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2⅓이닝 무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올 시즌 최다 이닝 투구이자 지난해 5월 8일 삼성 라이온즈전(2⅓이닝 2안타 1홈런 1볼넷 2탈삼진 1실점) 이후 1년 1개월여 만의 2이닝 이상 투구였다.
4월까지 파죽지세였던 롯데는 5월 들어 마운드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주축 타자 부상 악재까지 겹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김유영도 지난달 26일 SSG전에서 ⅓이닝 2실점,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⅔이닝 2실점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연전 첫날 완패로 처진 팀 분위기, 불펜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멀티 이닝 투구를 펼치면서 위기에 빠진 팀에 큰 보탬이 됐다.
롯데는 8회초 터진 황성빈의 3루타와 안치홍의 결승타에 힘입어 NC에 3대2로 이겼다. 김유영의 역투가 발판이 된 승리였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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