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최근 두 시즌 간 KBO리그의 대세는 '토종 거포'다.
최근 두 시즌 간의 흐름이 그랬다. 2020시즌 홈런 부문 톱10의 절반을 외국인 타자가 가져갔으나, 지난해엔 애런 알테어(전 NC 다이노스)와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 단 두 명의 선수만 이름을 올렸다. 최 정(SSG 랜더스)이 35홈런으로 홈런왕을 차지했다. 올해는 국내 선수 외에 D.J. 피터스(롯데 자이언츠)와 케빈 크론(SSG·이상 11개), 피렐라(9개) 세 명이 홈런 부문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일발장타'를 기대하는 외국인 타자를 향한 시선과 달리, 홈런 부문에선 여전히 국내 타자가 경쟁 우위에 선 모습이다.
각 팀의 외국인 타자 선발 기준은 비슷하다. 국내 타자 이상의 컨텍트 능력과 파워 등 주로 중장거리형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타자에 맞춰져 있다. 시즌 초반 대부분 중심 타선에 배치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팀 목표와 달리 최근 경기를 들여다보면 외국인 타자들에게 좀처럼 시원한 한방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눈치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변화구 공략을 첫손에 꼽을 만하다. 중심 타선을 상대하는 투수, 특히 외국인 타자와 승부할 때 대부분이 빠른 직구보다는 변화구 승부에 초점을 둔다. 줄곧 뛰어온 해외 리그에서의 정면 승부에 익숙한 외국인 타자들이 KBO리그에서 흔히 겪는 어려움. 잦은 변화구 승부는 더욱 정교한 타격을 요하지만, '한방'을 쏘아 올릴 확률은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KBO리그의 트렌드도 짚고 넘어갈 만하다. 대부분의 팀들은 출루율과 지속적 득점 생산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공인구 반발력 변화와 좁은 스트라이크존을 상대하면서 홈런에 대한 기대감이 줄은 반면, 히팅 포인트를 당기는 등 타격 스킬을 활용해 강하고 빠른 타구를 날려 타순이 이어지는 쪽에 주목했다.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이 확대 적용되고 있으나 편차가 존재하는 가운데, 타자들의 이런 시선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새롭게 한국 땅을 밟는 외국인 타자들의 성향도 일발장타보다는 이런 트렌드에 부합하는 호타준족 스타일로 바뀌는 눈치다.
8일까지 홈런 부분 선두는 박병호(KT 위즈·16개)의 몫이다. 오재일(삼성), 김현수(LG 트윈스)가 크론, 피터스와 함께 2위 그룹을 형성 중이다. 또 다른 토종 거포인 김재환(두산 베어스)과 나성범(KIA 타이거즈·이상 9개)이 뒤를 따르고 있다. 올해도 이들 중 홈런왕이 탄생, 토종 거포 시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즌 개막 두 달이 지나면서 외국인 타자들의 방망이도 서서히 달궈지는 눈치다. 토종 타자들이 대세를 이어갈지, 외국인 타자가 흐름을 바꿀지 앞으로 이어질 승부를 주목해 볼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