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활약을 예상한 야구인이 있었을까. 어쩌면 선수 본인조차 놀라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박병호(KT 위즈)와 황대인(KIA 타이거즈), 홈런과 타점 레이스를 이끌고 있는 두 4번 타자가 주인공이다.
지난 겨울 FA(자유계약선수) 박병호(36)에게 손을 내민 팀은 KT가 유일했다. 계약조건 3년-30억원. 구단이 바랐던 성적은 딱 하나였다. 중심타선에 포진해 홈런 20개를 쳐주는 것이다. 히어로즈에서 마지막 두 시즌에 여러 타격지표가 아래를 향했다. 에이징 커브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런데 KT 구단은 부상이 없다면, 박병호가 좋은 활약을 해줄 것으로 확신했다. 타구 속도 등 여러가지 능력치가 살아있었다.
박병호는 9일까지 55경기에서 타율 2할4푼2리(198타수 48안타) 16홈런 45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1위, 타점 3위다. 20홈런을 기대했는데, 전반기도 안 지난 시점에서 80%를 달성했다. 이강철 감독이 "연봉값을 벌써 거의 다 한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할 정도로 좋은 활약을 했다.
지금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30홈런-100타점도 가능하다. 30홈런은 2019년, 100타점은 2018년이 마지막이었다.
시즌 초 6,7번을 오갔는데, 어느새 4번 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황대인은 9일 광주 LG 트윈스전 1회말 첫 타석에서 2점 홈런을 터트렸다. 3연패 중이던 팀에 승리를 안긴 결승 홈런이었다.
지난 해까지 장타력이 있는 유망주, 그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4월 말, 5월 초 맹활약을 펼칠 때 김종국 감독은 "누구나 몇 경기는 잘 할 수 있다. 타격 사이클은 언제든지 내려올 수 있다. 조금 더 꾸준히 잘 쳐야 한다"며 차분하게 바라왔다. 들뜨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라는 주문이었다. 이제 황대인을 빼놓고 KIA 공격을 얘기할 수 없다.
9일 현재 타율 2할8푼6리(210타수 60안타) 9홈런 48타점. 타점 1위, 홈런 9위에 올라있다. KIA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5월부터 32경기에서 8홈런 35타점을 올렸다. 팀이 잘 될 때 어김없이 황대인이 있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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