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박병호는 KT 위즈로 이적했고, 4번 타자 야시엘 푸이그는 아직도 적응 중에 있다. 지난 4월 말,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둔 주력타자 박동원이 KIA 타이거즈로 떠났다. 15일 현재 팀 타율 2할4푼3리. 한화 이글스에 뒤진 KBO리그 10개 팀 중 '꼴찌'다. 젊은 기대주들이 돌아가며 이적선수, 부상선수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지만 채워주는 수준이다. 지난 5월, 푸이그의 부진이 계속되자 홍원기 감독은 "우리 팀에는 4번 타자가 없다. 잘 치는 타자를 4번 타자로 쓰겠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올해 키움 히어로즈는 팀 평균자책점 1위, 마운드의 팀이다. 막강 투수진 덕분에 2위를 지키고 있다.
팀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정후(24)의 역할,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형적인 홈런타자가 없는 히어로즈에서 이정후는 '3번 타자 겸 4번 타자'같다.
15일 두산 베어스전 8회말, 이정후는 시즌 10호 2점 홈런을 때렸다. 15개를 친 2020년 이후 2년 만의 두 자릿수 홈런이다. 6월 10~12일 KIA 타이거즈와 원정 3연전에서 기록한 3홈런을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4개를 터트렸다.
요즘같은 기세라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인 15홈런을 훌쩍 넘어 20개 이상을 때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히어로즈는 이번 시즌 63경기에서 43홈런을 기록했다. KIA(55개) LG(48개) 롯데(45개) SSG(44개)에 이어 팀 홈런 5위다. 이정후가 히어로즈 타자 중 홈런 1위고, 푸이그(8개) 박찬혁(7개) 송성문(5개) 전병우(4개)가 뒤를 잇고 있다. 최고의 컨택트 능력을 갖고 있는 중거리 타자 이정후가 홈런까지 책임지는 그림이다.
지난 해 이정후는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푼 167안타 7홈런 84타점을 올렸다. 올해는 61경기에서 타율 3할2푼8리 76안타 10홈런 4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일정의 절반도 안 지난 시점에서 지난 해 홈런수를 넘겼다. 장타율은 지난 해 0.522, 올해 0.530으로 비슷한데 홈런이 증가했다.
이정후는 데뷔 시즌인 2017년부터 지난 해까지 5년간 평균 176.6안타, 7.2홈런을 때렸다. 올해는 이전보다 타구에 힘이 붙었다.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
이정후는 팀 홈런의 23.2%, 팀 안타의 14.4%, 팀 타점의 17%를 기록 중이다. '정후 히어로즈'라고 할만 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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