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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디 귀한 완성형 포수, 여기에 5툴이라니...올스타 최다득표자 덕에 얻은 뜻밖의 횡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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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4일 고척 키움전을 앞둔 두산 벤치. 박유연을 매개로 KBO 리그 포수 세대교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여전히 양의지 강민호 등 베테랑들이 장악하고 있는 특수 포지션. 포수 전문가 두산 김태형 감독 생각은 어떨까.

"어려운 포지션이라 맡기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냥 하면 하지요. 하지만 얼마 만큼 리드를 잘할까에 대한 검증이 안돼 있잖아요. 다른 포지션하고는 조금 다르죠. 한 경기에서 백 몇십구를 리드해야 하니까요. 사실상 감독 역할이에요. 붙어야 할 때와 달아나야 할 때를 구분해야 하는, 물론 벤치에서 사인을 내주긴 하지만 매번 그럴 수도 없고요. 신인이나 젊은 선수가 포수를 하기 힘든 게 볼배합을 하면서 블로킹도 하고 캐칭도 하고 타자도 읽어야 하는 복합적 역할이잖아요. 그러다보니 실수를 하고 하면 벤치가 불안하니까 못 쓰는거죠."

그만큼 수준급 포수를 키우는 건 어렵고,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할 장기적 과제다.

그런 면에서 삼성은 뜻밖의 횡재를 했다. 박해민 보상선수로 영입한 김재성(26) 이야기다. 2015년 투수 풀이 넓은 서울 팀 LG의 1차지명을 받은 특급 포수. 삼성으로 이적 후 포텐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1일 콜업된 김재성은 공-수-주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약진하고 있다. 9경기 30타수10안타, 타율이 4할(0.385)에 육박한다. 찬스에도 강하다. 7타점이나 올렸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친정 LG전에서 펄펄 날았다.

1-0으로 앞선 2회 LG 선발 이민호의 슬라이더를 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적 후 첫 홈런이자 개인 통산 2호 홈런. 짜릿한 손맛이었다.

최근 상승세였지만 살짝 숨 죽였던 장타 감각이 살아났다.

김재성의 가치는 5툴에 있다. 포수답지 않게 빠른 발과 강한 어깨에 장타력까지 갖췄다. 공을 던지고 받는 포수로서의 탄탄한 기본기는 물론이다.

현재 10개 구단은 차세대 포수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다보니 세컨 포수를 맡을 수 있는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는 품귀다.

그런 면에서 10년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포수를 보상선수로 얻어온 삼성은 행운이다.

삼성이 트레이드를 통해 김태군을 영입한 직후라 LG로선 설마하고 풀 수 있었던 자원. 올스타 최다득표를 구가할 만큼 실력파 포수와의 중복에도 김재성 픽에는 허를 찌른 삼성 프런트의 과감한 결단이 있었다. 김재성은 벌써부터 삼성의 선택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삼성 홍준학 단장은 김재성을 택한 직후 "김재성 선수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수치보다는 왼손 타자인 것도 장점으로 봤다"며 "이십대 중반의 좋은 포수를 확보함으로써 10년 이상 포수 걱정 없이 다른 포지션 보강에 주력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잡지 못한 FA에 대한 아쉬움을 상쇄시켜준 미래가치. 중기적 미래였던 김재성이 기대 이상의 맹활약 속에 단기적 미래로 빠르게 탈바꿈 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