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늘 최준용의 등판은 어려울 것 같다. 양현종과 박세웅이 9이닝까지 완투하고, 우리가 1대0으로 이기면 어떨까."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중부지방을 덮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프로야구 5경기 중 3경기가 취소됐다.
광주 역시 간간히 빗방울이 날리는 상황이지만, 경기 진행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
정작 경기를 치르는 두 팀에게 문제가 있었다.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이틀간의 혈전으로 핵심 불펜이 대부분 소진된 상황.
경기전 만난 김종국 KIA 감독은 마무리 정해영,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역시 마무리인 최준용을 쉬게 할 뜻을 전했다.
정해영은 앞서 2경기 모두 등판했다. 특히 전날 경기에선 연장 10회까지 총 29구를 던졌지만, 한동희에게 결승타를 허용하며 역전패를 떠안고 말았다.
최준용은 전날 하루만 등판했지만, 9~10회 모두 만루 위기를 가까스로 이겨내느라 투구수가 무려 37구나 됐다. 경기전 취재진과 만난 서튼 감독이 "오늘 최준용은 어렵다"고 말한 이유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최준용이 오히려 펄쩍 뛰었다. 그는 선수단 미팅이 끝난 뒤 감독실을 찾아가 "감독님, 저 던질 수 있습니다!"라고 외쳤다.
최준용에겐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이다. 신인이던 2020년에는 7월에야 1군에 올라왔다. 지난해에는 5월초 어깨 부상으로 이탈, 2개월 가까이 휴식을 취했다.
반면 올시즌은 첫 마무리 도전인데다, 정작 시즌 전에는 선발을 준비했다. 하지만 마무리 김원중의 부상으로 임시 마무리를 맡았고, 이후 김원중의 복귀와 맞물려 보직에 혼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5월 10경기 평균자책점은 6.32까지 치솟았다.
아직 루틴이 완벽하게 잡히지 않아 기복이 있다. 평소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부상이 없는데도 직구 구속이 140㎞ 미만까지 주저앉는 날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멘털만큼은 확고부동한 사직의 마무리다. 전날 KIA전은 롯데에게 있어 최준용의 존재감을 소중히 아로새긴 경기였다. 최준용은 9회 1사 1,2루에서 등판, 만루까지 몰렸지만 끝내기 위기를 실점 없어 버텨냈다.
이어 롯데가 7대5로 뒤집은 10회말에도 변함없이 마운드를 책임졌다. 또다시 2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이우성을 범타 처리하며 기어이 실점 없이 세이브를 따냈다. 올시즌 8경기에서 1승5무2패, 연장전 절대 약자였던 팀에 안긴 귀중한 승리다.
롯데는 최근 10경기에서 5승5패를 거두며 보합세를 유지중이다. 롯데로선 한층 더 뜨거운 여름이 오기전에 1승이라도 더 거둬 중위권 추격에 나서야하는 시점이다. 21세 미소천사는 그 누구보다도 간절하다.
롯데는 8회 KIA의 맹추격에 5득점 빅이닝을 허용하며 5대7로 역전패했다. 최준용이 나설 기회는 없었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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