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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살아난 이승우, 벤투호 승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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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현재 K리그의 핫가이는 단연 '코리안 메시' 이승우(24·수원FC)다. 유럽에서 주춤하던 이승우는 2022시즌을 앞두고 K리그 무대에 새 둥지를 틀었다. 'K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까'하는 우려 섞인 시선을 단숨에 바꿨다. 최근의 활약은 '완벽 부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손색이 없다. 지난 25일 수원 삼성과의 수원더비에서도 환상 칩슛을 성공시키며 4경기 연속골을 쏘아올렸다. 벌써 시즌 8골. 득점 공동 4위에 올랐다.

이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대표팀 합류 여부에 쏠리고 있다. 마침 벤투호는 내달 19일부터 27일까지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치른다. 이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라서 해외파 소집이 불가능하다. K리거 위주로 대표팀이 꾸려지는만큼, 이승우가 재승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승우는 K리그 복귀 이유 중 하나로 대표팀 재승선을 꼽았다. 실제 기회가 될때마다 대표팀 합류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도균 수원FC 감독도 "찬스를 만들고 득점할 수 있는 선수다. 충분히 대표팀에서 활용가치가 있다"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과연 살아난 이승우는 벤투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일단 현재 폼만 놓고 본다면 대표팀에 뽑힐 자격은 된다. 이승우는 현재 K리그 최고의 '크랙'이다. 혼자 힘으로 득점을 만들 수 있다. 최근 이승우의 플레이를 보면, 말그대로 물이 올랐다. 컨디션이 올라오면서 스피드가 붙었다. 불과 4개월 전 수원더비에서는 1대1 찬스를 잡고도 스피드가 떨어져 상대 수비수 민상기에 잡혔던 이승우는, 이번 수원더비에서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민상기를 따돌리고 득점까지 성공했다. 속도가 붙자 장기인 드리블이 춤을 추고 있다. 한두 명은 쉽게 제치고 있다. 여기에 팀 전술에 녹아들며, 위력적인 킬패스도 연신 뿌리고 있다. 이승우는 탈압박(13개·3위), 드리블(16개·4위), 키패스(21개·6위) 등 공격 전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무엇보다 기세를 올리면서 천재성까지 살아났다. 지난 21일 포항 스틸러스전 골이 대표적이다. 이승우는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높이 떠오른 볼을 몸을 틀며 그대로 발리슛으로 연결했고, 이 볼은 멋진 궤적을 그리며 그대로 포항 골망으로 빨려들어갔다.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한 해 가장 멋진 골에 주는 상. 2020년 손흥민 수상) 후보로도 거론될 정도의 원더골이었다. 말도 안 되는 각이었지만, 거기서 슈팅을 때리겠다는 창의성과 담대함, 그리고 떨어지는 공을 정교하게 컨트롤해서 때린 감각과 힘까지, 이승우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골이었다.

지적을 받던 수비적인 면에서도 많이 개선됐다. 최근 수원FC의 수비는 눈에 띄게 안정감을 찾고 있는데, 중심에는 라스와 이승우의 전방압박이 있다. 이승우는 앞선에서부터 적극적이고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의 빌드업을 방해하고 있다. 수원FC에 따르면 이승우는 매경기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는 선수다.

현재 기량으로만 판단한다면, 이승우는 A대표팀에 뽑혀도 무리가 없다. 그런데 실제 발탁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알려진대로 벤투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선수를 선호한다. 지난 4년간 여정을 통해 벤투호의 인재풀은 어느 정도 완성이 된 상황이다. 하물며 이승우는 벤투 감독이 과거 직접 선발해 함께한 바 있다. 이후 계속해서 발탁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승우가 벤투 감독의 스타일이 아니라는 명확한 증거다.

벤투 감독은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도 최상의 대표팀을 꾸려 조직력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승우의 포지션이라 할 수 있는 2선 측면 자원으로는 나상호 조영욱(이상 서울) 권창훈(김천) 엄원상(울산) 송민규(전북) 등이 자리잡고 있다. 물론 현재 경기력만 본다면 이승우가 비교 우위에 있지만, 선수 선발에 관해 벤투 감독은 계속해서 완고한 자신만의 철학을 유지해 왔다.

이승우는 다시 부름받을 준비를 마쳤다. 벤투호는 현재 이승우를 지켜보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