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팬의 오랜 사랑을 받다 삼성으로 트레이드된 포수 김태군(33). 그에게 창원 팬들은 각별하다.
이적 후 첫 창원 시리즈에서 헬멧을 벗고 옛 창원팬들에게 인사한 그는 "솔직히 마음이 좀 이상했다. 첫날 경기에 와이프는 집에서 아기들과 TV로 보면서 울었다고 하더라. NC에서 뛰었기 때문에 가정을 이뤘고, 아기도 생겼다. 고마움은 변치 않는다. 팬들 환호를 들으니 이상했다. 느낌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진심을 담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통상 이적한 선수는 첫 방문 때만 팬들에게 모자나 헬멧을 벗어 인사한다. 하지만 김태군은 달랐다. 두번째 창원 방문이었던 2일 NC전에 교체 출전한 김태군은 9회 타석에 들어서 다시 헬멧을 벗고 창원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만큼 창원팬을 향한 김태군의 마음은 진심이다. 옛 팬들도 따뜻한 박수와 환호로 맞았다.
하지만 창원에 올 때마다 펄펄 나는 그의 맹활약은 썩 반갑지 않을 것 같다.
김태군은 2일까지 친정 NC를 상대로 18타석 15타수11안타(0.733), 4사구 3개, 3타점, 4득점을 기록중이었다. 9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상대 기록. 지난 4월21일 창원 NC전에서는 개인 최다 타이기록인 5안타 경기를 펼치며 10대3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창원에서는 더 강하다. 3경기 7타석 6타수6안타로 10할이다.
수아레즈 전담포수로 선발 출전한 3일 창원 NC전도 어김 없었다.
0-0으로 팽팽하던 4회초 2사 후 김태군은 지난해까지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송명기의 4구째 147㎞ 몸쪽 낮은 패스트볼을 마치 예상한듯 자신 있는 레그킥 후 시원하게 걷어 올려 왼쪽 펜스를 크게 넘겼다. 비거리 110m짜리 선제 솔로포. 이적 후 첫 홈런을 친정팀을 상대로 날렸다. 전날 1대17로 시즌 최다점수 차 대패를 한 삼성 입장에서는 혈을 뚫는 한방이었다.
김태군의 한방으로 깨어난 삼성은 5-0까지 앞섰지만 불펜 난조 끝에 6대11로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창원 몬스터'로서의 존재감까지 희미해진 건 아니었다.
친정 팬들을 순간 침묵하게 한 김태군의 강렬했던 선제 홈런. 창원 팬들에게는 점점 더 반갑지 않은 옛 사랑이 돼가고 있는 김태군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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