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KBO리그 2년차를 맞이한 SSG 랜더스 윌머 폰트(32)의 기세가 뜨겁다. 지난 경기 부진으로 밀려난 1점대 평균자책점 재진입이 눈앞이다. 몰아치는 비바람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폰트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12차전 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특유의 시원시원한 투구폼으로 거침없이 내리꽂는 직구에 경기 초반에는 묵직한 커브, 중반 이후는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어우러졌다. 매 타자를 상대로 빠르게 승부를 거는 자신감도 돋보였다. 2스트라이크 이후 승부에 부담을 느낀 롯데 타자들은 초구부터 적극적인 타격을 펼쳤다. 하지만 그 결과는 투구수 관리의 희생양이었다.
이날 경기는 악천후 속에 수중전으로 치러졌다. 전날 무려 69분이나 경기가 지연됐을 만큼 많은 비가 내렸고, 이날도 시작 직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부슬비가 중반 이후까지 꾸준히 내리며 그라운드를 적셨다. 외야 좌측에서 거센 바람도 불어왔다. 해설진은 '하루종일 미스트를 얼굴에 끊임없이 뿌리는 것 같은 날씨'라고 표현했다. 야수들이 잇따라 젖은 잔디에 미끄러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폰트는 동요하지 않았다. 1회를 3연속 땅볼 3자 범퇴로 상큼하게 시작했다. 2회 고승민부터 5회 고승민까지, 10타자 연속 범타도 만들어냈다.
김진욱을 비롯한 롯데 투수들은 연신 스파이크에 낀 흙덩이를 털어내며 수중전의 괴로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폰트는 여유가 넘쳤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리그를 지배하는 에이스들을 보면 불필요한 동작이 거의 없다. 폰트를 보라"며 감탄했다.
이날 폰트에게서 가장 많은 투구를 이끌어낸 타자는 7회 선두타자 정 훈(10구)이었다. 덕분에 6회까지 단 72구에 불과했던 폰트의 투구수는 7회가 끝났을 때 91구로 변했다.
2회 롯데 피터스의 장타성 타구를 최지훈이 걷어올리는가 하면, 8회 이학주가 3루까지 내달리자 좋은 중계플레이와 3루수 최경모의 센스있는 태그로 아웃시키는 등 수비의 도움도 돋보였다.
올시즌 평균자책점 1위는 김광현(1.37)이다. 6월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1.94)을 유지하던 폰트는 지난 1일 KIA 타이거즈전 6이닝 5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2.17까지 평균자책점이 오른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폰트의 평균자책점은 2.02가 됐다. 1점대 재진입이 눈앞이다. 김광현의 평균자책점 1위를 위협하는 1순위 적수는 다름아닌 팀동료 폰트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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