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서울 이랜드전을 마치고 "화가 나지만, 화를 낼 수 없다"고 말하는 이정효 광주 감독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이 감독은 11일 오후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이랜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힘겨운 2대2 무승부를 거둔 뒤 기자회견에 들어서서 한참을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러다 "화가 나는 경기"라고 말문을 뗀 이 감독은 "나보단 우리 선수들이 더 화가 날 것 같다. 반대로 제가 선수들을 더 다독여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화가 났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상대팀의 거친 플레이에 대한 무언의 항의 표시로 추정된다. 경기 중 이 감독과 코치진은 기술지역에서 대기심에게 연거푸 상대팀 파울을 지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양팀의 파울 횟수는 이랜드가 20개, 광주가 11개, 경고 횟수는 이랜드가 5개였고, 광주는 없었다.
광주가 전반 까데나시에게 멀티골을 내주며 끌려가는 상황에서 맞이한 하프타임에 라커룸 풍경은 어땠을까. 이 감독은 "선수들 표정을 보니 화가 나있더라. 다독여줬다. 그리고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다. 수비가 먼저이고, 골 욕심 내지 말라고 주문했다. 걱정하지 말라고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광주는 후반 7분 정호연의 골로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이 골은 신인 정호연의 프로 데뷔골. 이 감독은 "좋은 날이다. 축하를 해줘야 한다. 조금 더 자신있게 하면 (엄)지성이만큼 폭풍성장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큰 기대를 모으며 입단한 산드로 리마는 3경기째 침묵 중이다. 그는 "아직 몸상태가 100%는 아니다. 욕심 내지 않고 팀 플레이하다보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전반에 산드로가 잘 싸워주면서 허 율에게 도움을 줬다"고 평했다.
2경기 연속 무패를 내달린 광주는 5승 6무 4패 승점 51점을 기록,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대전하나 시티즌(41점)과의 승점차를 10점으로 벌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