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다.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2017년 KBO리그에 데뷔할 때만 해도 그의 이름 뒤엔 아버지 이종범(52·현 LG 트윈스 퓨처스 감독)의 이름이 그림자처럼 뒤따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타자의 아들, 고교 무대에서 준수한 기량을 뽐냈던 그가 과연 아버지만큼의 실력을 보여줄지에 시선이 집중됐다.
이정후는 데뷔 첫 해 전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4리(552타수 179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12로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사상 최초 부자(父子) 신인왕이 탄생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아버지의 이름이 좀 더 거론됐던 게 사실이다. 데뷔 첫해부터 명문팀 타이거즈의 돌격대장이었던 아버지의 후광은 그만큼 컸다.
데뷔 6시즌째인 올해. 더 이상 이정후를 거론하면서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는 찾아보기 힘들다. 스스로 실력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데뷔 후 5시즌 동안 3할-150안타를 생산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삼진 수를 꾸준히 줄였고, 안타에 초점이 맞춰졌던 방망이는 장타력까지 겸비하면서 더욱 매서워졌다.
83경기를 치른 현재 이정후는 타율 3할3푼7리(312타수 105안타), 14홈런 62타점, OPS 0.977이다. 타율, 타점, 홈런 부문 4위, OPS 2위, 타자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선 1위(4.35)다. 데뷔 후 가장 많은 홈런을 쳤던 2020시즌(15개) 기록에 1개차로 다가가면서 커리어 하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대로 건강하게 시즌을 마친다면 개인 타점 기록(101개·2020년) 역시 경신 가능할 전망.
이정후의 맹활약에 키움은 함박웃음이다. 올 시즌 개막 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선두 SSG 랜더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6월 한달간 키움이 16승1무8패로 월간 승률 2위(0.667) 기록을 쓸 때, 이정후는 월간 최다 안타(38개), 최다 타점(27개) 및 타율(3할9푼2리), 홈런(8개·이상 2위) 등 타격 전 지표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득점권 타율 5할(24타수 12안타)로 해결사 역할까지 도맡았다.
KBO는 11일 6월 월간 MVP로 이정후를 선정했다. 기자단 투표 총 31표 중 23표를 얻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고, 팬 투표(총 36만4964표)에서도 과반 이상(19만5776표·53.7%) 지지를 받았다. 총점 63.94점을 받은 이정후는 2위 박병호(KT 위즈·17.12점)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6월 MVP로 선정된 이정후에게는 상금 200만원과 함께 75만원 상당의 골드바가 부상으로 주어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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