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젠 친정팀과 정을 떼려는 것일까.
KIA 타이거즈 나성범이 친정팀 NC 다이노스를 만나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첫 장면은 3회초 나왔다. 1사 1루에서 이명기가 KIA 임기영을 상대로 우측 펜스로 향하는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펜스 부근까지 달려간 나성범은 훌쩍 뛰어 타구를 잡아냈다. 장타를 직감한 1루 주자 박민우가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었다가 황급히 귀루를 택했으나, 나성범은 곧바로 1루로 송구해 보살을 만들었다. NC 이종욱 1루 주루 코치가 타구가 펜스를 맞고 떨어졌다는 듯 더그아웃을 향해 비디오판독을 의미하는 네모를 그렸고, 곧 심판진이 모였다. 하지만 느린 화면엔 나성범의 글러브에 타구가 정확히 꽂히는 장면이 드러날 뿐이었다.
이어진 KIA의 공격.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선 나성범은 신민혁과의 1B1S 승부에서 들어온 가운데 낮은 코스의 124㎞ 체인지업에 호쾌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우중간으로 높게 뜬 타구는 누가 봐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포물선을 그렸다. 비거리 125m 짜리 솔로포. 이 홈런으로 KIA는 0의 균형을 깨고 선취점을 만들었다.
NC 창단 멤버로 2013년 KBO리그에 데뷔한 나성범은 올 시즌을 앞두고 6년 총액 150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비록 친정을 떠났지만, 나성범은 KIA 이적 후에도 NC를 향한 애정을 공공연히 드러낸 바 있다. 첫 창원 원정에선 NC 팬들에게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하는 의미에서 간식 박스를 준비해 돌리기까지 할 정도였다. 이날 활약상을 보면 NC 팬들이 이젠 나성범을 놓아줘야 할 것 같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