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벌써 두산 베어스와 4번째 시즌을 함께 보내고 있다.
그는 KBO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외국인 타자 중 한명이다. 페르난데스만의 스타일이 있다. 장타를 많이 치는 유형은 아니어도 꾸준한 안타 생산이 그의 최대 장점. KBO리그 1~2년차인 2019~2020시즌에는 2년 연속 최다 안타 1위를 차지할만큼 '안타왕'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4년차인 올 시즌 페르난데스의 역할은 '계륵'이 되어가고 있었다. 6월까지 그의 성적은 3할 초반대를 오르내리는 정도다. 더군다나 장타 생산력은 더욱 줄었다. 2019시즌과 2020시즌에는 장타율이 4할 후반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0.443으로 감소한데 이어 올 시즌은 6월까지 장타율이 0.432를 기록했다. 외국인 타자에게 거는 기대치에 비하면 분명 밑도는 성적이다.
이런 와중에 두산의 팀 성적까지 떨어지면서, 외국인 타자를 교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굳이 따지자면 페르난데스가 두산의 선수 구성상 100% 적합한 타자는 아니다. 확실한 장타툴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쌕쌕이'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는 것도 아니다.
일단 페르난데스에게 수비를 맡기기가 쉽지 않다. 발도 느린 편이다. 선수는 취재진과 인터뷰를 할 때면 "언제든 수비를 할 수 있다"고 하지만, 막상 페르난데스가 내야 붙박이 한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수비력 단점이 커 보인다. 결국 페르난데스가 주로 지명타자, 상위 타순에 배치되고 있는데 개인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이 부분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애매모호'하다는 표현이 맞다.
그런데 6월부터 페르난데스의 타율이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사이 두산은 아리엘 미란다를 내보내고 새 외국인 투수(브랜든 와델)를 영입했다. 페르난데스의 7월 월간 타율(25일 기준)은 3할9푼3리(56타수 22안타)로 4할에 육박하고, 최근 10경기로 좁히면 4할5푼(40타수 18안타)나 된다. 후반기 들어 그가 살아나고 있는 셈이다. 시즌 타율도 3할2푼4리까지 끌어올렸다. 최다 안타 부문에서도 공동 1위 호세 피렐라(삼성) 이정후(키움)의 112안타와 어느덧 3개 차이. 개인 타이틀도 노려볼 수준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페르난데스가 올해도 3할 타율로 시즌을 마칠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러나 빼어낸 개인 성적에도 그가 내년에도 두산과 동행할 수 있을지는 장담을 하기는 힘들다. 역할의 한계가 극명한 선수인만큼 올 시즌 남은 후반기를 어떤 모습으로 마치는지, 다음 시즌 두산의 전력 구상 계획이 어떤지에 따라 그의 운명도 갈릴 전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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