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어젯밤 가장 논란의 장면. 하지만 '오심'이라고 명명할 수 없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8회말 문제의 장면이 나왔다. 2-2 동점 상황에서 두산의 공격. 1사 2루 득점 찬스를 3번타자 양석환이 맞았다. 양석환은 초구 스트라이크, 2구 헛스윙 하면서 볼카운트 2S에 몰렸다. 그리고 3구째 들어온 높은 직구에 방망이를 돌리려다가 멈췄다. 포수가 1루심에게 스윙 여부를 체크했고, 박근영 1루심은 배트가 돌았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되면 결과는 헛스윙 삼진 아웃.
하지만 양석환이 판정이 불복하면서 상황이 벌어졌다. 양석환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배트를 그대로 바닥에 내려놓고 한참동안 서 있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뛰쳐 나와 박근영 1루심에게 어필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결국 양석환은 한참동안 1루심을 노려보며 서있다가 강석천 수석코치가 뛰어 나오고서야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하지만 여전히 화를 삭이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양석환은 욕설을 내뱉는 모습이 고스란히 티비 중계 화면에 잡혔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후에도 벤치 바로 뒤에 있는 통로에서 헬멧을 집어 던지는 모습까지 모두 노출됐다. 두산은 9회초 실점하면서 2대3으로 져 경기도 비극으로 끝났다.
양석환의 스윙 장면을 봤을 때, 어깨가 돌아가기는 했지만 배트 각도는 유지하면서 스윙을 멈췄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1루심의 오심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체크 스윙' 여부는 심판의 주관이다. 스트라이크-볼 판정과 같은 논리다. 체크 스윙은 규정으로도 자세히 나와 있지 않다. 배트의 헤드가 홈플레이트를 돌았다, 아니다로 판단한다는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이 역시도 모호한 부분이 많아 정확한 규칙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심판이 주관적으로 결정하는 문제인데, KBO리그의 경우 '스윙을 할 의도가 명확히 있었느냐'로 결정이 되게 된다. 어쨌든 그 상황에서는 1루심이 양석환의 자세가 '명확히 스윙을 하려고 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체크 스윙이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닌 것도 같은 이유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체크 스윙은 비디오 판독이 이뤄지지 않는다. 심판이 주관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라 '오심'의 개념도 없는 분야다. 올 시즌부터 KBO가 도입하고 있는 선수들의 기록 이의 신청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심판의 재량에 맡길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또 지금은 방송 중계 기술의 발달로 느린 화면으로 여러 각도에서 확인이 가능하지만, 현장에서는 워낙 순식간에 판단을 해야하기 때문에 더더욱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지 못하는 결정은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해당 장면이 '오심'이라는 징계의 대상은 안될지라도, 도의상 서로 껄끄러워지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양석환이 완전한 헛스윙을 했다고 보기에는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양석환이 헬멧을 집어 던지고 경기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면서까지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대목은 아쉽지만, 그만큼 결정적 장면이었다는 점도 아쉬울 따름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판정 논란에 다시 한번 불씨가 생겼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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