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남의 일 같지 않다."
성남FC '매각설'에 K리그 시민구단이 떨고 있다. 김남일 감독이 이끄는 성남FC는 외풍에 시달리고 있다. 구단주인 신상진 성남 시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구단 매각을 언급했다. 신 시장은 "개선 의지도 없고 꼴찌만 한다. 시민들의 혈세를 먹는 하마를 계속 갖고 가는 것은 성남시민들에 대한 배임이라고 본다. 이런 구단의 구단주를 하고 싶지 않다. 기업에 매각하거나 어떤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 구단을 두고 벌써 다양한 시나리오가 오르내리고 있다. 용인시 매각설, 세미프로리그인 K3 혹은 K4리그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성남은 기업구단이던 성남일화 시절까지 더해 33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정규리그에서만 7회 우승한 전통의 구단이다. 하지만 신 시장 한 마디에 구단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팬들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성남 서포터스는 22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성남의 K4 재창단설까지 나온다. 지난 2년간 성남이 정치면에 오르내리면서 우리의 땀과 목소리가 더럽혀졌다. 구단이 정치권 어용단체로 재창단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태생적 한계다. 시민구단은 정치와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재원 대부분을 소속 지자체에 의존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구단 계획이 백지화된 예가 있다. 2011년 상주시는 국군체육부대(상무)와 연고협약 체결을 하고 K리그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상주는 상무와 연고 협약이 끝나면 시민 구단으로 전환해 K리그와 동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20년 4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선출된 강영석 상주 시장은 '상주상무를 시민프로축구단으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상주상무는 K리그에서 강렬했던 10년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난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도 논란이 있었다. 홍준표 당시 대구 시장 후보는 "시민 축구단은 재정이 워낙 열악하다. 매년 140억, 많이 지급할 땐 200억까지 (지급)한다. 시민 축구단은 많은 돈을 주고 선수 스카우트를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시민 축구단이 우승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어렵다. 강등되는 것을 보면 거의 시민 축구단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돈을 많이 댈 수가 없다. 전부 기업 축구단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대구 시장이 된 뒤 '대구의 유니폼을 빨간색으로 바꿔야 한다'는 발언으로 또 다시 논란을 야기했다.
시민구단은 정치권 한 마디에 시민구단은 휘청한다. 다른 시민구단들도 불안한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민구단 A관계자는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 팀의 구단주는 비교적 축구에 관심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영원할 수는 없다. 우리 팀도 과거 외풍에 흔들린 적이 있다. 지금 평온하다고 마냥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구단 B관계자는 "구단주께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불안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K리그의 시민구단도 FC바르셀로나(스페인)와 같은 협동조합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상 지금 당장 바꾸기에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시민구단 C관계자는 "성남 시장의 말처럼 시민구단을 기업구단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이 팬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경우에 말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앞뒤가 있는 법이다. 이번처럼 시장의 말 한 마디에 이렇게 흔들리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한탄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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