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30일 고척스카이돔.
이날 만난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 모두 만반의 카드를 준비했다. 롯데는 '8월 핫가이' 고승민(22), 키움은 '천재' 이정후(24)를 각각 벤치에 앉혔다. 양팀 모두 선발 투수를 고려한 결정. 키움 좌완 윤정현과 맞대결을 앞두고 있던 롯데의 래리 서튼 감독은 "스플릿 데이터를 보면 (고승민은) 우투수에게 강점을 보이고 좌투수에 약점을 보인다"고 말했다. 서튼 감독이 말했듯이 고승민은 올 시즌 좌투수 상대로 15타수 1안타로 부진하다. 키움 홍원기 감독도 이날 롯데가 예고한 좌완 선발 찰리 반즈를 거론하며 "(이정후가) 반즈한테 워낙 약하다. 지난 롯데전에서도 반즈 이후에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흐트러지는 것 같았다. 오늘은 중요한 순간에 대타로 나가는 게 팀을 위해서 본인한테도 좋을 것 같아서 일단 라인업에서 빠졌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반즈와의 올 시즌 맞대결에서 12타수 1안타(8푼3리)로 부진했다.
히든카드를 먼저 뽑아든 쪽은 키움이었다. 4-1로 앞서던 5회말 2사 만루에서 홍 감독은 이정후를 대타로 내보냈다. 이정후는 롯데 이민석과의 3B1S 승부에서 5구째를 타격, 2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홍 감독의 작전이 적중한 순간이자 단 한 번의 득점권 찬스에서 결과를 만들어낸 이정후의 천재성이 다시 빛을 발한 장면.
고승민은 키움 윤정현이 내려간 이후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6회초 1사 1, 3루에서 신용수 타석 때 대타로 출전했다. 키움 김성진과의 1S 승부에서 2구를 타격해 적시타를 만들었다. 서튼 감독의 대타 기용도 성공했다.
벤치에서 시작한 두 좌타자는 대타로 출전해 나란히 안타와 타점을 동시에 기록했다. 두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지만, 승부는 키움의 6대5 승리로 막을 내리며 희비는 엇갈렸다.
고척=이승준기자 lsj0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