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요즘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 홈런 1위는 신기록 운운하며 난리법석인데, KBO리그 홈런 1위는 한 달 넘게 침묵 중이다.
KT 위즈 박병호가 가장 최근 홈런을 기록한 것은 지난 8월 3일 창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이다. 당시 박병호는 5회와 6회 좌월 3점포, 우월 3점포를 연타석으로 터뜨리며 시즌 32홈런에 도달했다.
그러나 이후 지난 5일까지 33일 동안 25경기에서 홈런을 한 개도 추가하지 못했다. 홈런 1위를 달리는 선수가 시즌 중 한 달 넘게 대포를 가동하지 못한 건 한미일 프로야구 사상 유례가 드물다. 공식 기록을 찾아볼 순 없지만, KBO리그 역사에서는 처음이 아닐까 싶다.
박병호 개인으로는 가장 긴 홈런 침묵이다. 그가 첫 주전에 오른 2012년부터 따져봤더니 홈런 가뭄이 가장 길었던 시즌은 37홈런을 친 2013년이다. 박병호는 그해 5월 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9호 홈런을 친 뒤 6월 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0호를 때릴 때까지 29일간 19경기에서 침묵했다.
올해는 그보다 이날 현재 닷새, 경기로는 6경기가 더 길다. 이 기간 박병호는 타율 0.274(84타수 23안타), 홈런없이 7타점을 마크했다. 이후 장타라고는 2루타 2개가 전부다.
주목할 것은 그럼에도 홈런 2위 그룹과의 격차가 그렇게 줄지 않았다는 점이다. 홈런 2위는 24개를 친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 3위는 22개의 LG 트윈스 김현수다. 박병호와의 차이는 각각 8개, 10개다. 팀별로 22~29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이라 이들이 박병호를 따라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홈런 침묵이 길어지면서 박병호는 1위를 달리던 타점과 장타율 부문서 순위가 밀렸다. 타점 부문 1위는 94개를 마크한 김현수이고, 박병호와 피렐라,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91개로 공동 2위다. 장타율은 피렐라(0.572), 이정후(0.560), 박병호(0.535) 순이다.
박병호의 장타력은 왜 크게 줄었을까. 박병호는 올시즌 삼진이 130개로 압도적 1위다. 2위 SSG 랜더스 한유섬(118개)보다 12개가 많다. 삼진율이 27.7%에 이른다. 자신의 통산 삼진율 25.2%를 상회한다. 32홈런을 친 뒤로는 99타석에서 25번 삼진을 당해 삼진율이 25.3%로 시즌 평균보다 오히려 낮다. 타율도 시즌 0.269와 비교해 조금 높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306(36타수 11안타)이니 타격감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KT 벤치가 박병호를 걱정하지 않는 이유다. 역대 수많은 거포들이 "홈런은 안타를 치다 보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병호도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박병호는 2018년 청주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4홈런을 몰아친 적이 있다. 언제 불방망이를 휘두를 지 모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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