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달 사이에 판도가 또 바뀌었다.
올해 KBO리그 유력 신인왕 후보들은 모두 '중고' 신인들이다. 상당히 자주 신인왕 수상은 개막 전 예상과 다르게 전개된다. 보통 그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입단하는 '순수' 신인들이 유력 후보로 꼽히지만, 막상 프로 첫 시즌에는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 시즌도 비슷하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 KIA 타이거즈 김도영 등 아마추어 시절부터 이름났던 거물급 유망주들이 스프링캠프를 거쳐 개막 초반까지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유력 후보들은 모두 입단 1년 이상된 선수들이다.
신인왕 레이스는 한달 전까지 4파전 양상이었다. 한화 이글스의 핵심 타자로 성장한 김인환과 삼성 라이온즈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찬 김현준, 여기에 홈런과 파워를 앞세운 SSG 랜더스 전의산이 새롭게 뛰어들었고, 두산 베어스 정철원은 조용하게 시작해 꾸준한 불펜 투수로 슬그머니 이름을 내밀었다.
9월에 접어들면서 사실상 2파전으로 좁혀진 모양새다. 정철원이 치고 올라섰고, 김인환과 김현준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출발에서 월등했던 전의산은 11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김인환을 위협하는 후보로 떠올랐지만, 최근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대 견제가 강해지면서 타격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고 있고, 최근 경기 출전의 폭도 좁아진 상태다.
김현준의 경우 7월까지 좋은 타격 페이스를 유지하다가 8월부터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타석에서 좋은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서 박진만 감독대행이 한 차례 2군에 내려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의 주전 외야수, 상위 타순 타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신인왕 후보로 언급되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12일 기준 98경기)를 소화했다는 점이 김현준의 어필 포인트다.
김인환의 경우 '15홈런'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 한화가 오랜만에 발견한 신예 거포라는 상징성이 크다. 올 시즌 4번타자로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8월 21일 롯데전에서 15호 홈런을 기록한 후 홈런이 나오지 않는데다 최대 20홈런까지 노렸던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주춤하다.
정철원은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꾸준한 출장과 활약으로 주가가 급등한 케이스다. 12일까지 48경기 4승3패15홀드3세이브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 중이다. 5월초 데뷔 첫 1군 무대를 밟은 후 두산 불펜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정철원은 김강률에 이어 홍건희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마무리 후보로 떠올랐다. 팀내 출장 빈도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다만 정철원의 경우, 불펜 투수라는 조건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홀드나 세이브 부문에서 개인 타이틀을 수상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한편 KBO 신인왕은 지난 3년 연속 투수들이 수상했다. 2019년 LG 트윈스 정우영(불펜), 2020년 KT 위즈 소형준(선발), 2021년 KIA 타이거즈 이의리(선발)가 수상한 바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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