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7일 대구 KIA전, 0-1로 뒤진 삼성의 3회말 공격.
선두타자 김현준이 2루타로 동점 찬스를 만들었다. 경기 초반이지만 벤치는 오선진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했다.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 선발 경기.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1사 1,3루. 강한울의 우인성상 적시타성 플라이 타구를 KIA 우익수 나성범이 슬라이딩 캐치를 했다. 미끄러지며 공을 잡은 나성범은 빠르게 일어나 강한 어깨로 내야 쪽으로 송구를 연결했다.
3루주자가 충분히 태그업 할 수 있었던 타구.
하지만 3루주자 김현준은 홈에 뛰어들지 못했다. 무사나 1사에서 외야 뜬공 시 베이스에 붙어 태그업을 준비해야 하는 3루주자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던 아쉬운 플레이. 결국 삼성은 3회 동점 만들기에 실패했다.
이닝이 끝나기 무섭게 질책성 교체가 이뤄졌다.
딱 한 타석만 소화했던 중견수 김현준이 4회초 수비 때 박승규로 교체됐다. '기본을 망각한 플레이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삼성 박진만 감독 대행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9월 확대 엔트리 이후 많은 신진급 선수들이 올라와 있는 덕아웃.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결국 삼성은 5회 강한울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든 뒤 경기 후반 빅이닝을 완성하며 10대1 역전승을 거뒀다.
내년 시즌도 염두에 둬야 하는 시즌 막판.
고참과 신예에게 폭 넓은 기회를 주며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챙기고 있는 박 감독대행이 선수단에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누구에게나 열린 기회와 매 순간 기본을 지키며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다. 특히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뛰다보면 팀 분위기가 올라가고 밸런스를 회복하면서 슬럼프도 빠져나올 수 있다"며 피렐라 같은 열심히 뛰는 야구를 강조한다.
기본을 망각하면 주전이든 고참이든, 떠오르는 뉴 스타든 예외 없이 책임을 져야 한다. 빠른 시간 내에 선수단 내에 건강한 긴장감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날 4차례의 환상적 호수비로 뷰캐넌을 파안대소 하게 한 김상수는 수훈 인터뷰에서 9월 9승5패를 달리고 있는 '변화된 삼성'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감독님께서 카리스마가 있으셔서 선수들끼리 집중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경각심을 가지고, 고참들도 그런 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삼성 박진만 감독 대행은 지난달 10일 KIA와의 홈경기에서 2-2로 맞선 연장 10회 무사 1루에서 김현준이 한승혁의 강속구에 등을 강타당하자 한달음에 뛰어나와 몸 상태를 살피며 걱정 했다. 곧바로 대주자 김성표로 교체하는 배려도 했다.
38일 전 그토록 따뜻했던 사령탑의 추상 같았던 하루. 그 차가움의 속에 담긴 의미를 새겨볼 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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