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홈런을 치자마자 타자들이 하는 행동은 많지 않다.
홈런임을 직감하는 경우 1루로 천천히 뛰면서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보고 멋진 배트 던지기를 하거나 홈런이 안될것이라고 판단하면 열심히 뛴다. 가끔 타석에 서서 타구를 보기만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타구가 파울이 되는지 여부를 보는 것.
그런데 LG 트윈스 유강남은 홈런을 치는 순간 바로 뒤에 있는 KIA 타이거즈 포수 박동원을 쳐다봤다.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유강남은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경기서 0-1로 뒤진 5회초 호투하던 상대 선발 션 놀린으로부터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쳤다. 팀에 귀중한 홈런을 쳐서 기쁠만도 한데 표정은 그게 아니었다.
유강남은 박동원을 한번 보고 1루로 뛰어나갔다가 타구가 홈런이 된 뒤 다시 박동원쪽을 바라보며 제스쳐를 취했다. 그리고 홈을 밟고는 또 한번 박동원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뭔가를 물어보는 듯했다.
리플레이를 보니 유강남이 휘두른 배트가 한바퀴 돌아 박동원의 미트를 쳤다. 미트가 손에서 빠져 나왔고, 배트가 어딘가 맞는 느낌이 들자 유강남이 화들짝 놀라 박동원을 쳐다본 것이었다. 그리고 동점 홈런의 기쁨도 뒤로하고 먼저 선배의 몸상태부터 체크를 했다.
유강남은 경기 후 당시 상황을 묻자 "휘둘렀는데 뒤에서 맞는 느낌이 났다"면서 "동원이 형이 크게 다쳤을까봐 봤는데 괜찮다고 하셨다"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동점 홈런에 2-1로 앞선 9회초엔 쐐기 2타점 우전안타를 쳐 팀 승리에 큰 공헌을 한 유강남은 "하루에 안타 1개만 치자는 마음으로 나서니 오히려 편안해졌다. 그러면서 타격이 괜찮아진 것 같다"며 웃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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