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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돌아버린 눈빛, 내 비밀병기"…서인국, 16kg 살크업→엉덩이 노출 감행한 '늑대사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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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돌아버린 눈빛은 내 비밀병기였다"라는 배우 서인국(35)의 자신감. 콤플렉스를 장점으로 극대화한 그의 영특함은 올해 가장 파격적인 인생 캐릭터를 만드는 큰 원동력이 됐다.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 '늑대사냥'(김홍선 감독, 콘텐츠지·영화사 채움 제작)에서 프론티어 타이탄호 속 반란을 주도하는 일급 살인 인터폴 수배자 박종두를 연기한 서인국. 그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늑대사냥'을 선택한 이유부터 작품을 향한 열정을 고백했다.

'늑대사냥'은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범죄자 호송선 프론티어 타이탄호 안에서 범죄자들과 그들을 관리하는 경찰팀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펼치는 서바이벌 액션을 그린 작품이다. 한국 영화 사상 가장 강렬하고 파격적인 장르물로 9월 극장가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늑대사냥'은 서인국의 지금껏 본 적 없는 파격 변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DNA에 '악'만 존재하는 듯한 잔인한 일급 살인 범죄자로 변신한 서인국은 범죄자 호송선을 통째로 탈취, 범죄자들까지 두려워하는 공포의 대상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존의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해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캐릭터로 보는 이들을 얼어붙게 만든 서인국은 '늑대사냥'에서 벌크업된 몸과 전신에 가득한 문신, 노출까지 감행하며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날 서인국은 "'늑대사냥'은 사실 이 정도로 피가 많이 나오고 낭자할 줄 몰랐다. 그저 시나리오에서 종두라는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 영화 전반적으로 한 인물이 끝까지 이어가는 영화도 있고 여러 인물이 더해지는 영화가 있지 않나? '늑대사냥'은 후자 느낌이었다. 처음부터 밑밥을 깔면서 쌓는 영화가 아니라 갑자기 맞닥뜨린 순간부터 시작해서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이 내겐 굉장히 신선했다. 한국에서 보지 못한 영화였고 마치 외국에서 본 영화 같았다. 비교는 아니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가 이러한 영화가 많은데 드디어 한국에서도 '늑대사냥'을 통해 보게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쉽지 않았던 캐릭터를 완성한 서인국은 "작품을 끝날 때마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냐?'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때마다 악역을 하고 싶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그런 지점에서 종두를 제안 받았다. 종두는 타고나기를 악으로 태어난 사람이었다. 배를 탈환해서 다른 나라로 도망가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살인을 일삼는 인물이다. 살인을 즐기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악역인데 그 부분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종두의 마지막도 매력적이었다. 끝까지 간다기보다는 강렬하게 최후를 맞이하는 게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예고편, 시사회를 통해 '돌아버린 눈빛'으로 호평받은 서인국. 그는 "나는 사실 내 눈이 콤플렉스였다. 어렸을 때부터 '눈이 못되게 생겼다'라며 형들에게 시비도 많이 붙고 많이 맞기도 했다. 배우를 하면서 콤플렉스가 사라졌다. 그럼에도 일상생활에서는 눈 때문에 많이 겪었다"며 "전작에서는 로맨스 연기나 정의구현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해서 살벌한 눈빛을 하면 안 됐다. 그래서 이 눈빛을 숨겼다. 내겐 눈빛이 비밀병기였다. 이 눈빛을 이용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고 그래서 한 번쯤 악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했다. '언젠가 이 눈빛을 써먹어야지' 했는데 이번 작품으로 활용하게 됐다. 실제로 예고편 공개 후 '눈빛이 돌았다'라는 평을 듣고 정말 기분이 좋았다. 내가 많은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작품이었고 이 작품을 기점으로 더욱 다양하게 연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내가 하는 연기에 모두 만족감을 느끼기 힘들지만 어떤 신에서는 내가 봐도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있더라.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높고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은 높다"며 "솔직히 지금까지 내 필모그래피에 대한 자부심은 있다. 선역이라고 해서 비슷한 캐릭터만 한 건 아니었다. 그동안 다양한 장르, 캐릭터를 했다. 앞으로도 악역을 더 할 수 있는데 지금보다 더 눈빛이 돈 캐릭터를 할 수 있고 또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을 연기할 수도 있다. 음흉한 캐릭터도 연기하고 반대로 진한 멜로도 하고 싶고 히어로 장르도 하고 싶고 다양하다"고 웃었다.

악역 박종두를 완성하기 위한 외적인 변화도 상당했다. 서인국은 "사실 '늑대사냥'의 변화가 실제로는 낯설지는 않다. 내가 가진 기본 성향과 앵글 안의 서인국 모습의 차이가 많이 익숙해져 있다. 오히려 악역으로 외적 변화가 커 굉장히 재미있었다"며 "다만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힘든 부분이 있었다. 특히 타투 분장이 정말 힘들었다. 내가 알고 보니 스티커 알레르기가 있더라. 요즘은 타투 분장을 그리기보다 몸에 붙이는데 처음에는 알레르기도 모르고 즐겼다. 그런데 나중에는 피부가 땀띠도 일어나고 힘들더라. 그래도 종두의 모습을 하고 있는 순간이 너무 즐거웠다. 캐릭터 자체가 너무 좋아서 '늑대사냥' 세트장에서 정말 활보하고 다녔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체중을 증량한 과정에 대해 "종두를 만들면서 엄청나게 먹으면서 운동했다. 화면에서 본 나의 모습이 만족스럽더라. 2021년 방영된 tvN 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끝나고 '늑대사냥'에 들어갔는데 전작을 기준으로 그 당시 몸무게가 68kg이었다. 그런데 '늑대사냥'을 하면서 84kg까지 늘렸다. 16kg 증량한 셈이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충분한 잔혹성이 나오지만 범죄자 집단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다른 부분을 보여주고 싶었다. 조금 더 보여줄 수 있는 장치가 무엇일까 싶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정말 잘 때리게 생겼다'라는 느낌을 받길 원했고 그 고민 끝에 '살크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두꺼운 느낌을 만들고 싶어서 정말 많이 먹었다. 동료 음문석과 살크업을 하기 위해 제주도 합숙을 하기도 했다. 제주도에서 2주간 프로그램을 짰는데 헬스장이 있는 숙소를 찾아서 운동 플랜을 짜고 하루 5끼를 섭취하는 계획을 이어갔다. 눈 뜨자마자 쌀밥에 계란 7개를 넣고 3시간 주기로 먹으면서 살을 찌웠다. 또 영화 속에서 엉덩이가 노출되는데 사실 별로 신경 안 쓰려고 했다. 몸이 좋은 상태에서 노출하는 신이었다면 신경 쓰는데 그런 몸이 아니라 편안하게 촬영에 임했다"고 호탕하게 넘겼다.

마지막으로 서인국은 "'늑대사냥'이 반응이 좋으면 좋겠다. 사소한 것까지 노력이 들어간 부분이 있어 정말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예전에는 흥행에 실패하면 욕심도 많이 내고 속상해하기도 했다. 결과가 안 좋았을 때는 스스로 자책하고 힘들어했다. 그때마다 지인들은 내게 '너 드라마 항상 잘됐잖아'라며 위로했다. 그런데 사실 그 말은 정말 치사하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은 다 잘 된 것만 기억하지 않나? 안 된 작품은 기억 못하고 그래서 그렇게 말을 하는 것 같다. 물론 그렇게 생각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금은 이제 어떤 흥행에 대한 욕심을 뛰어넘은 것 같다. 흥행도 잘되면 좋겠지만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은 대목도 크다. 흥행이 잘 돼 인정받으면 좋겠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서인국 자체의 모습과 연기 톤, 내가 선택한 시나리오의 느낌 등 인정 받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늑대사냥'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해야 하는 상황 속, 지금껏 보지 못한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을 다룬 작품이다. 서인국, 장동윤, 최귀화, 성동일 등이 출연하고 '공모자들' '기술자들' '변신'의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CO더콘텐츠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