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것 보세요. 손이 부었잖아요. 짜증날 정도로 아픈데 공 받고 '됐다. 못치겠다'고 생각이 들었죠."
LG 트윈스는 올시즌 투-타의 밸런스가 굉장히 좋다. 마운드가 힘들 땐 타선이 쳐주고 선발이 약할 땐 불펜이 막아줬다.
그런 LG에게 후반기에 불안한 면이 있었는데 바로 셋업맨 정우영이었다. 전반기 때의 완벽함이 떨어졌다. 정타로 맞는 타구가 많아졌고, 그만큼 안타도 늘었고 실점도 생겼다.
전반기에 2승1패 21홀드,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했던 정우영은 후반기엔 2패 10홀드에 평균자책점은 4.91로 크게 나빠져 있었다. 전반기 37이닝 동안 29안타를 내줬는데 후반기엔 14⅔이닝에 19안타를 맞았다.
불안했지만 가장 중요한 위기때 LG 류지현 감독은 정우영을 찾았다. 2-1로 앞선 8회말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정우영이 등판한 것.
그리고 정우영은 6번 김선빈과 7번 박동원을 차례로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1점차를 지켰다. 공을 6개 던졌는데 모두 투심. 최고 153㎞의 빠른 공을 계속 뿌리면서 베스트 시나리오인 땅볼 유도로 실점을 막았다.
정우영은 경기 후 "초구를 던진 뒤 계속 윽박질러도 되겠다고 싶었다"며 구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을 직접 받은 유강남은 더 생생한 표현으로 정우영의 부활을 인증했다. 유강남은 "정우영은 공이 지저분해서 미트 끝으로 잡으려고 해도 잘 안된다. 그래서 공을 받을 때 무척 아프다. 짜증날 정도로 아프다. 오늘 공 받으면서 아팠다"라고 하더니 양 손을 펼쳐 보이며 "손이 부어있지 않나. 짜증날 정도로 아픈데 공을 받고 '됐다. 못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정우영은 이날 홀드를 기록해 31홀드로 2위인 키움 히어로즈의 김재웅(27홀드)과의 차이를 4개로 늘렸다. 김재웅이 최근 마무리로 뛰고 있어 홀드 추가가 힘든 상황이라 실질적인 추격자는 KT 위즈 김민수인데 김민수도 26홀드라 정우영과 차이가 크다. 남은 경기수도 LG가 17경기, KT가 13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정우영의 생애 첫 타이틀 획득이 유력하다.
가장 중요한 순간 부활투를 선보인 정우영. 팀에게도 그에게도 극적인 순간임이 분명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김선빈 1B1S에서 3구째 몸쪽 153㎞의 투심을 김선빈이 끌어당겼고 크게 바운드된 공은 3루주 정면으로 갔다. 홈에서 포스아웃.
박동원은 1B1S에서 3구째 153㎞ 투심을 바깥쪽으로 던져 1루수 정면으로 가는 평범한 땅볼이 됐다. 1루수가 공을 잡아 가볍게 1루를밟고 아웃.
거의 모든 공을 투심으로 던지는 정우영에게 가장 좋은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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