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3-0으로 앞선 9회초 투아웃.
뷰캐넌이 마티니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투구수 114구. 삼성 박진만 감독 대행이 공을 쥐고 마운드로 직접 향했다. 완봉승을 눈 앞에 둔 뷰캐넌이 펄쩍 뛰며 돌아섰다. 내려가고 싶지 않다는 항의의 표시였다.
박 감독대행이 통역을 통해 "오늘 최대한 잘던졌고, 경기를 잘 이끌어갔다. 다음 경기도 있으니 오승환 선수를 믿고 내려라라. 수고했다"고 차분히 설득했다.
한참의 대화 뒤에 뷰캐넌은 고개를 숙인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관중과 동료의 환호 속에서도 좀처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박진만 감독대행은 덕아웃에서 뷰캐넌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일말의 아쉬움이 남았지만 모두가 뷰캐넌과 삼성팬 모두 행복할 수 있었던 날이었다.
뷰캐넌이 눈부신 호투로 루친스키를 꺾고 구단 역사상 첫 3년 연속 외인투수 10승 고지에 올랐다.
뷰캐넌은 선발 8⅔이닝 동안 114구 역투 속에 7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9월 4전 전승을 기록하며 시즌 10승(8패) 달성에 성공했다. 루친스키와의 통산 세번째 맞대결 만에 첫 승리를 기록하는 기쁨을 누렸다. 시즌 서른번 째 선발 등판에 나선 루친스키 역시 7이닝 7안타 무4사구 4탈삼진 3실점 호투로 맞섰지만 실투 3개와 뷰캐넌의 호투에 막혀 3년 연속 10승 달성을 다음으로 미뤘다. 시즌 12패째(9승). 2019년9월7일 대구 경기 이후 이어오던 삼성전 7연승 행진도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뷰캐넌은 "오늘 중요한 경기고 상대 투수가 루친스키 선수다 보니까 처음부터 득점지원을 받을 수 없는 그런 흔치 않은 경기에서 이렇게 이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들(브래들리) 생일이어서 좋은 선물을 준 것 같다"며 기뻐했다.
완봉에 대한 아쉬움을 격하게 표현한 데 대해서는 박진만 감독대행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는 "그 당시에는 아쉬움에 보인 제 태도가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좋지 않은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팬들이 이제 마운드에 오를 때 이름을 크게 불러주셔서 기분이 조금 들떠 있었다. 마티니한테 안타를 맞았지만 양의지를 상대하고 완봉을 하고 싶었었는데 내려가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해서 그렇게 좋지 않은 태도를 보였던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반성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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